애물단지 `원통형 배터리`..전기차 타고 보물단지로

車한대당 수천개 장착..시장 커져
무선 청소기 등 인기에 탑재 늘어
삼성SDI-LG화학 효자로 우뚝
  • 등록 2018-08-22 오전 5:30:00

    수정 2018-08-24 오전 11:06:29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충전해서 쓸 수 있는 원통형 배터리는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 중에서 가장 오래된 모델이다. 27년 전인 1991년부터 사용됐다. 겉모습도 시중에 파는 일반 건전지와 거의 흡사하다. 원통형 배터리는 한때 노트북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원통형 배터리가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원통형 배터리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린다. 스마트폰 판매가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절반이 넘는 원통형 배터리가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원통형 배터리가 실적을 이끄는 효자”라고 입을 모른다.

퇴출 위기 몰렸던 원통형 배터리 부활歌

캠코더에서 처음 탑재되기 시작한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때 전성기를 누렸다. 시장 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02년 3억개에서 2010년에 16억개 이상으로 커졌다. 연평균 2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원통형 배터리 6개를 모아 만든 노트북용 배터리팩은 날개돋힌듯 팔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노트북이 너무 얇아지기 시작했다. 두툼한 크기의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에서 쓰기 어려운 부품이 됐다. 시장은 빠르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넘어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은 얇은 형태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썼다. 구형 원통형 배터리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원통형 배터리는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사업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의 명맥을 이어준 건 전동공구다. 보쉬, 스탠리, 블랙앤데커, 마키타 같은 글로벌 전동공구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쓰기 시작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표준화된 규격을 갖추고 있어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 생산 단가가 가장 낮다. 거기다 안전성도 뛰어나다. 특히 순간적으로 많은 출력을 내야 하는 전동공구는 값싸고 출력이 좋은 원통형 배터리가 최적의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

전기자전거, 무선 청소기, 무선 선풍기, 보조배터리 등도 마찬가지다. 값싸고 높은 출력이 필요한 무선 제품은 앞다퉈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했다. 시장조사업체 B3는 올해 전 세계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지난해보다 23.2% 성장한 46억2000개로 예상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에서 수주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이런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한대당 원통형 배터리 수천개..“수요 폭발할 것”

전기자동차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돌풍의 핵이다. 전기차는 사이즈가 다르다. 미국의 테슬라의 고급형 전기차 ‘모델S’의 경우 차량 한대에 7000여개의 원통형 배터리가 바닥에 깔린다. 보급형 모델인 모델3의 경우에도 3~4천개의 원통형 배터리가 촘촘하게 박힌다.

이는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수록 원통형 배터리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전기차 한대가 원통형 배터리 6개 정도가 들어가는 전동공구의 1000배가 넘는 수요를 창출한다. 노트북용 배터리팩이 전성기였을 때도 원통형 배터리 68개를 묶어서 만들었을 뿐이다.

물론 모든 전기차가 원통형 배터리를 쓰는 건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 BMW 등은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를 쓴다. 수천개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 방식은 테슬라가 가장 먼저 시도했다. 실리콘벨리의 전기차 벤처업체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이 방식을 뒤따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초창기이고 원통형 배터리 채용도 일부에 그치지만, 그럼에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미 전체 원통형 배터리의 절반 가량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물량으로 채워지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과거 30년 동안의 판매량을 몇해 만에 뒤엎을 만큼 전기차 수요가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삼성SDI과 LG화학은 원통형 배터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기존 지름 18mm, 높이 65mm 크기이던 ‘18650’ 원통형 배터리에 이어 지금 21mm, 높이 70mm의 ‘21700’ 모델 생산에 돌입했다. 기존 모델보다 용량과 수령, 출력을 모두 끌어올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21700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생산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도 “전기차 등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신시장 성장에 발 맞춰 고객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 7천여개가 촘촘하게 박혀 있다. 사진=QN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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