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차라리 AI가 정치했으면

  • 등록 2023-03-17 오전 6:15:00

    수정 2023-03-17 오전 6:15:00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정치는 항상 우리의 삶 속에 아주 가까이, 아주 깊숙이 있습니다. 일상이 정치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일상을 묵묵히 지켜보는 사람도 있지만 TV에 나오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보면서 손가락질 하고 욕 하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현장은 칭찬보다는 비난과 조롱으로 얼룩진 느낌이 강합니다. 정치인들도 그들이 대다수 많은 국민들로부터 칭찬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 때문인지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얻기보다는 자기를 지지하는 세력을 향해 그들 마음에 들 만한 이야기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더 편한지 모릅니다.

‘정치’라는 단어는 대한민국에서 긍정보다는 부정의 의미가 더 큽니다. 왜 정치와 정치인들은 그들이 입에 달고 사는 국민들에게 긍정보다는 부정적 존재가 됐을까요. 챗GPT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다섯 가지 답이 돌아왔습니다. 첫째 ‘깨진 약속들(broken promises)‘였습니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는 뭐든 다할 것처럼 굴다가 일단 당선되고 나면 그 전에 한 약속은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꾸는 행태를 꼬집은 것이죠. 둘째는 부패(corruption), 셋째는 당파적 정치(Partisan politics), 그 뒤로 스캔들(Scandals)과 무능력(Incompetence)이 뒤를 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챗GPT의 이런 답변에 어떤 생각을 할까요. 어느 정도는 동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세상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논리 있게 보여주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곡점에서 이런 질문 하나를 해 볼까요. 인간이 이끄는 지금의 정치가 고도화된 인공지능보다 나을까. 제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다’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최소한 인공지능은 ‘상식적’으로 판단합니다. 어떤 정치는 상식적이지 않은 자기들만의 비상식을 상식이라고 떠들며 대중을 선동합니다.

‘히틀러의 수사학’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등장합니다. “대중에게 합리적으로 다가가면 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감정을 부추기면 단순한 구호에도 쉽게 따라옵니다” 어떤가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정치판을 이해하기에 너무나 어울리지 않나요? 자기들 이익을 위해 자의적으로 해석된 ‘그들만의 상식’에 ‘국민’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여 그들만의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적으로 규정하고 상대방을 거친 말과 욕설로 윽박지릅니다. 생각이 다른 것을 틀렸다고 몰아 붙이고, 매도된 또 하나의 다른 생각은 반대쪽 세력의 폭력적인 공격과 마주해야 합니다. 정치 논쟁 가운데 국민들이 살고 있는 현실은 배제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상식적으로 짜여진다면 인간처럼 치졸하고 근거 없는 비상식적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겁니다.

인공지능은 세상의 지식들을 모아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증거, 근거, 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이제 현실정치는 인공지능의 여러 장점을 이용해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인공지능은 소셜미디어 및 기타 플랫폼의 데이터를 분석해 상식적이고 과학적인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살피고 미래에 필요한 것들, 국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연결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비상식적이고 내 편 감정만을 위한 어거지 논리로 국민을 기만하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에게 펼치려고 하는 정책에 대한 증거와 근거, 논거를 물어 거기에 국민들을 아끼는 마음을 담고, 미래를 고려한 생각을 녹여 가장 인간적인 법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의 현실을 고려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거면 그냥 정치를 하지 말거나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정치인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는 인공지능보다 무엇이 더 나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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