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美자산 매수 기회…환율 고점론도 고려해야

[연기금 성적 가른 대체투자]④
미국 금리인상에 투자자 몰려…주식·채권·부동산 ''인기''
달러 자산 ''묻지마 투자''는 위험…"환율 위험 헷지해야"
  • 등록 2022-09-06 오전 8:00:00

    수정 2022-09-06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내 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로 인해 발생한 논란이 하나 있다. 바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최근 환율 급등은 미국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불가항력적’ 상황 때문이지만, 국민연금 등으로 화살이 향했던 것은 그만큼 해외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도 넘어서면서 슬슬 고점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신뢰도나 유동성 측면에서 그래도 달러 자산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사진=AFP)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자산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내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다는 논란과 원·달러 환율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를 이유로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 보다는 투자는 유지하되 환전략은 유연하게 가져가야한다는 것이다.

상반기 말 기준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과 채권 비중은 34.05%다. 여기에 대체투자도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투자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07년까지 환헷지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국민연금은 2008년부터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환헷지 비중을 점차 줄이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궁극적으로 환헷지를 하지 않기로 결정, 단계적으로 줄여 완전한 환오픈 전략으로 바꿨다. 그 덕에 올들어 상반기 주식과 채권 약세로 인한 손실을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이 일부 메워줬다.

앞으로 전망에 있어서도 미국 주식, 채권 뿐 아니라 부동산까지 달러 자산이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증시는 급격하게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작년 12월 29일(현지시간) 4793.06포인트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3966.85포인트로 17% 떨어졌다. 이전보다 저렴한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미국 주식은 전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유동성도 풍부하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월 말 기준 69.53%에 이른다. 다른 지역들 비중은 △일본(6.04%) △영국(4.24%) △캐나다(3.49%) △프랑스(3.06%) △기타(13.63%) 등이다.

또한 금리인상 여파로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고 있다. 미 국채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해 전세계에서 가장 부도 위험이 낮은 자산으로 통한다. 금리 상승기에도 미 장기 국채 입찰에는 응찰이 몰리고 있다.

트레저리다이렉트를 보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입찰에서 응찰률은 2.53배로 집계됐다. 작년 3월 10일(현지시간) 당시 2.38배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응찰률이 높다는 것은 기관투자가들이 국채를 사려고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부동산시장에서도 미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미국 국토면적은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전세계 3위다. 또한 주요 대도시가 많아서 중국, 유럽 등보다 부동산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계 부동산 투자규모 상위 20위권 도시 중 13개(65%)가 미국 도시들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주요 도시들을 다 포함해서 조사한 결과다.

20위권에 오른 미국 도시는 로스엔젤레스(LA), 뉴욕, 댈러스-포트워스, 피닉스, 애틀란타, 워싱턴DC, 휴스턴, 씨애틀, 시카고, 보스톤, 덴버, 샬럿, 필라델피아다. 지난 2분기에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규모가 전년대비 22% 늘었고, 연초 대비로는 40% 증가했다.

올 상반기 전세계 부동산 투자규모 상위 20위권 도시들 (자료=존스랑라살(JLL))
반면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으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물가 상승, 저성장 등 경제적 불확실성도 높은 상태다. 유로존 내 국가별 격차도 커서 투자자산을 고를 때 선택의 폭도 상대적으로 좁다. 신흥국 자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국에 비해 우량자산이 적고 가격 상승폭도 낮아 비중을 대폭 키울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할 때는 특정 통화의 변동성보다 해당 통화로 표시된 자산이 얼마나 오를지가 더 중요하다”며 “미국은 전세계 경제를 주도하는데다 주식 종목이든 부동산이든 투자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자연스레 미국 자산의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관들이 미국 대도시 우량 부동산을 인수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금리인상기에도 미국 등 선진국 우량 자산을 저가로 사들이면 좋은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환율이 언제까지 오를 것이냐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환율전망 평균치를 보면 12개월 후 달러·엔 전망치는 127.67엔, 유로·달러 전망치는 1.0611달러다. 발표일 기준 전주말 달러·엔 환율(137.64엔)과 유로·달러 환율(0.9966달러)과 비교하면 12개월 후 달러 가치가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이같은 전망에서라면 환헷지 없이 투자시 자산가치 변동 뿐만 아니라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된다. 즉 해당 자산의 가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환헷지도 어느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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