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통 큰 투자' 가능케 한 바이든 '통 큰 지원'(종합)

마이크론, 뉴욕주 북부에 1000억달러 투자
R&D 외에 생산 거점도 미국에 '통 큰 투자'
반도체법 덕에…미 정부가 520억달러 지원
바이든 정부 '메이드 인 아메리카' 가속화
미중 반도체 견제 속 한국 기업들 영향권
  • 등록 2022-10-05 오전 7:07:46

    수정 2022-10-05 오후 9:34:1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미국 본토에서 ‘통 큰 투자’에 나선다. 총 1000억달러(약 143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한다. 미국을 연구개발(R&D) 거점에서 생산 거점으로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특히 그 과정에서 미국 당국이 반도체 육성법(CHIPS)을 근거로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이 정부 주도로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 등의 생산을 주도하면서 전 세계 산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 왼쪽부터) 캐시 호컬 미국 뉴욕주지사,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4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뉴욕주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호컬 주지사 트위터)


마이크론, 뉴욕에 1000억달러 투자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뉴욕주 북부 클레이 지역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향후 20년간 최대 1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뉴욕주정부는 전했다. 마이크론은 공장 건설을 2024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미국에 R&D 거점만 둬 왔다. 생산은 주로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서 했다. 그런데 미국에 또 다른 생산 거점을 둘 정도의 초대형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5G 등 데이터 중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모리반도체를 찾는 곳이 급증하고 있는데, 그 수요를 미국에서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론의 전략 변화는 미국 정부의 지원 덕분이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CHIPS를 보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들에 52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25%의 세액 공제 혜택까지 있다. 마이크론의 이번 초장기 투자 계획의 절반 이상을 정부가 밀어주는 셈이다. CHIPS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맞춰 중점 추진한 법안이다.

반도체는 전기차, 바이오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우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핵심 중 핵심이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게 미국의 복안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CHIPS가 통과된 게 이번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마이크론이 뉴욕주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의회에서 CHIPS 처리를 적극 지원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CNBC는 “뉴욕주에 새로운 공장을 유치한 것은 슈머의 승리”라고 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CHIP가 없었다면 마이크론은 해외에 대규모 공장을 지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반도체 연구를 선도하고 있지만 생산 공장은 해외로 빠져나갔다”며 “이제부터는 이런 상황이 뒤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메로트라 CEO와 함께 투자를 발표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뉴욕주를 세계 제조업의 중심으로 변화 시킬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메이드 인 아메리카’ 가속화

바이든 대통령까지 이날 별도의 성명을 냈다. 그는 “(마이크론의 투자 결정은) 미국의 또다른 승리”라며 “나의 경제 계획에 의해 촉발한 대규모 신규 투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이크론을 두고 “미국 기업”이라고 지칭하면서 “뉴욕주 북부에 수만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정부 역시 CHIPS와 별개로 55억달러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호컬 주지사는 공장 유치 과정에서 마이크론을 설득하는 역할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호컬 주지사도 트위터에 슈머 원내대표와 같은 사진을 게재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 드라이브는 마이크론뿐만 아니다. 인텔은 일찌감치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공언하며 7월 말 착공식까지 예정했지만, 의회에서 CHIPS 통과가 늦어지면서 착공식 자체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지난달 들어서야 10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라인, 연구시설, 교육센터 등 복합단지인 ‘메가 팹’을 조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도체 투자의 정부 의존도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CHIPS는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경우 향후 10년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28나노미터(㎚) 미만의 첨단 기술과 관련한 신규 투자를 중국에 할 수 없도록 막았다. 미국 공장 증설에 나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당장 영향권에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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