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비' 이성민 "각 잡힌 연기 많이 해…이젠 좀 풀어지고파" [인터뷰]①

  • 등록 2023-02-27 오후 3:54:53

    수정 2023-02-27 오후 3:54:53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노역을 여러번 했다는 부담은 없었지만, 내가 생각한 것처럼 노인의 연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고민이 컸죠.”

영화 ‘리멤버’부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형사록’을 거쳐 이번 개봉을 앞둔 ‘대외비’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노인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은 이성민이 ‘대외비’를 통해 꾀한 연기변신, 여러 차례 노인 역할에 도전하며 느낀 솔직한 소감을 털어놨다.

이성민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대외비’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3월 1일 개봉하는 ‘대외비’(감독 이원태)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 분)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분),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 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 드라마다. 2019년 ‘악인전’으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던 이원태 감독의 신작이다. 이성민은 극 중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정치판의 실세이자, 해웅의 앞길을 가로박는 흑막 순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순태는 특별한 직업도, 전사도 드러나지 않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나이도 불분명하다. 60대~70대로 보이는 노쇠한 외양에 짧은 머리, 중절모, 콧수염을 지녔으며 엄청난 재력과 물리적 완력, 인적 네트워크로 해웅의 숨통을 내내 조인다. 해웅에게 거부할 수 없는 거래를 제안해 돌이킬 수 없는 악의 구렁텅이로 내몬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성민은 “처음부터 롤모델이 없던 캐릭터였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캐릭터였고, 정보가 많이 없어서 오히려 연기하기 편했다”며 “인물 자체가 관객들에게 미스터리한 매력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순태의 외양은 이성민이 이원태 감독에게 직접 스타일링을 제안해 탄생했다고. 이성민은 “예전부터 짧은 헤어에 콧수염을 가진 남성의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평소에도 스타일링 관련 의견 개진을 하는 편이지만, 초반부터 감독님에게 나의 생각을 밝히고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지난해 영화 ‘리멤버’를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노인 역할에 도전해 인상깊은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최고 인기를 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디즈니+ 시리즈 ‘형사록’, 이번 ‘대외비’ 모두 실제 본인 나이보다 훨씬 노쇠한 인물들이었다. 이성민은 “처음 노인 특수분장을 시도했던 건 ‘리멤버’가 처음이었는데 배우로선 위험한 발상이자 도전이었다.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라면서도 “‘대외비’ 속 순태 캐릭터는 ‘리멤버’ 때에 비하면 오히려 자유로웠다. 정해진 틀이 없었기에 내 재량껏 펼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남산의 부장들’부터 ‘재벌집 막내아들’, ‘대외비’ 등 최근 작품들을 통해 권력 지향적인 인물들을 많이 연기했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도 부연했다. 이성민은 “캐릭터 자체보다는 작품 자체의 매력을 보고 출연을 결정하는 편”이라며 “‘대외비’는 처음 시나리오부터 매력적이었고, 마침 제가 재미있게 본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님 작품이라 눈여겨봤다”고 회상했다.

또 “특히 촬영하면서 이 영화의 이야기가 괴테의 ‘파우스트’와도 비슷해서 매력적이었다”며 “욕망과 욕망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 욕망을 이루기 위한 거래를 제안하는 악마의 유혹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의 결말 역시 메시지와 부합하는 현실적 엔딩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수 년 간 연기한 역할들이 모두 힘이 들어간 캐릭터들이다 보니 요즘은 쉬어가고 싶다는 솔직한 생각도 덧붙였다.

이성민은 “요즘은 솔직히 좀 힘들다”며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맡아 연기해나갈지 고민이 많다. 좀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작들처럼 각이 잡히지 않은, 풀어진 연기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아닌 것 같아도, 배우라면 어쩔 수 없이 역할의 영향을 받더라. 건강하고 힐링되는 작품을 하면 나도 힐링이 되고, 무거운 작품을 하면 나도 무겁다. 내 정서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따뜻하고 편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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