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 등 美기술주 급락…"대세 하락" Vs "단기조정"

테슬라, 예상밖 S&P 500지수 편입 실패
'매도' 외치는 월가…"주가 더 하락할 것"
테슬라 등 기술주 전체 주춤…美증시 기로
테슬라 담은 서학개미…"투자 주의 필요"
  • 등록 2020-09-07 오전 12:00:00

    수정 2020-09-07 오전 12:00:00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위치한 테슬라 쇼룸 전경.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터질 게 터졌나. 코로나19 이후 이례적인 미국 증시 폭등장을 견인하던 기술주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월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여년 전 닷컴 버블 때 등장했던 대세 하락장에 진입했다는 관측과 단기간내에 급격히 오른데 따른 일시 조정일 뿐 과도한 비관론은 이르다는 진단이 맞서고 있다.

미국 증시는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증시의 사실상 기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코로나19발 경제충격을 일정부분 흡수한 증시마저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는 심각한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어서다. 특히 동학개미에 이어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테슬라, 애플 등 미국 기술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시장 충격 준 테슬라의 S&P 제외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78% 상승한 주당 41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전 3거래일(1~3일) 4.67%→5.83%→9.02% 잇따라 떨어진 이후 반등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상승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테슬라는 잇단 악재에 오전 10시45분께 주당 372.50달러까지 폭락했었다. 이후 반발 매수세가 쏠리며 반등세를 보였다. 반등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은 테슬라가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월가에서는 이날 다우존스 S&P 지수위원회 S&P 지수에 새로 포함될 종목들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5대1 액면분할, 최대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 유상증자 등 호재와 악재를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타온 테슬라 주가가 S&P 지수 편입에 힘입어 다시 올라설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는 반등했다.

그러나 기대는 물거품으로 끝났다. 다우존스 S&P 지수위원회는 장 마감 후 생활용품 온라인플랫폼 엣시, 반도체업체 테라다인, 제약업체 카탈란트 등 세 곳을 S&P 지수 새 편입 회사로 발표했다. 테슬라는 없었다.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6.41%나 급락했다. CNN은 “위원회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자동차회사를 지수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납득이 어려운 결과(a head scratcher)”라며 “테슬라 주가는 추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가운데 테슬라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비중은 22%(4일 오후 기준)에 그쳤다. 올해들어 주가 최저점 대비 최고점 상승률이 589.81%에 달하는 테슬라로서는 큰 굴욕이다.

테슬라가 S&P 지수에 편입에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지수위원회는 △본사 소재지가 미국이어야 하고 △일반회계 기준상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야 하며 △시가총액이 82억달러를 넘어야 하는 등의 정량 평가와 함께 정확하게 기준이 알려지지 않은 정성 평가를 병행한다. 테슬라는 이미 객관적인 정량 평가 기준은 충족한 상태다. 지수위원회가 테슬라의 업력이 짧다는 이유로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추측이 나온다.

오는 22일 열리는 테슬라 배터리데이는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테슬라 배터리데이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 같은 일종의 신기술 발표회다. 시장은 이를 S&P 지수 편입과 함께 주가를 끌어올릴 초대형 이벤트로 꼽아 왔다.

대세 하락장 진입? 일시 조정 진행 중?

문제는 테슬라 외에 초대형 기술주들이 한꺼번에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4일 당일만 해도 알파벳(구글 모회사·-2.96%), 페이스북(-2.88%), 아마존(-2.18%), 넷플릭스(-1.84%), 마이크로소프트(-1.40%) 등이 일제히 떨어졌다.

시선은 추후 미국 증시 전반의 흐름에 쏠린다. 닷컴 버블 같은 대세 하락장의 초입인지, 아니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조정인지 여부다.

월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를 이끌어온 기술주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 별다는 이견이 없다. CUNA 뮤추얼그룹의 스캇 크냅 수석전략가는 “최근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은 과도했기 때문에 일부 조정 받을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지나친 비관은 이르다는 시각 역시 만만치 않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전례없는 돈 풀기를 등에 업고 강세장은 유지하되, 현재 기술주 폭락은 증시 주도주가 바뀌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를 거치며 직격탄을 맞았던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은행주는 최근 고공행진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으로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등 항공주 역시 연일 반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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