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시한 날 밝았다…예산사업·세법개정 합의 ‘먼 길’

12월 2일 법정 처리 시한, 정기국회 회기도 9일 끝나
대통령실 이전 등 이견…법인세 등 세제개편 합의 지연
이달 중 임시회서 처리 가능…준예산 최악 사태 피해야
  • 등록 2022-12-02 오전 8:30:12

    수정 2022-12-02 오후 12:37:58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결국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 도래했지만, 아직도 639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예산 등 주요 사업과 세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간 논의가 공회전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민생 안정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조속히 확정해달라며 촉구에 나섰다.

여야 강대강 대치에 국회 본회의 처리 요원

2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여야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상 초유의 ‘준예산’ 가능성이 커졌다. 마지막날까지도 예산안을 둘러싼 쟁점들에 있어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실상 이날 처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쟁점이 되는 주요 사업을 보면 ‘이재명표 사업’으로 분류되는 지역화폐 예산은 정부안에서 전액 감액됐지만 상임위에서 5000억원 증액했다. 공공임대주택과 신재생에너지, 청년내일채움공제, 고용유지지원금 사업 등도 줄줄이 증액을 의결했다. 대부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더불민주당이 강조한 민생사업 예산들이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예산은 삭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상임위에서는 497억원 규모의 영빈관 신축 예산을 비롯해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청와대 개방·활용 관련 예산과 용산공원 조성 사업, 대통령실 시설관리·개선사업 등을 삭감했다. 전날에도 예결위에서는 예산안조정소위 감액 심사 과정에서 보류된 사업 예산 115건에 대해 협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대통령실 이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등 감액에 대한 이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예산안 논의에서는 세법 개정안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세법 개정안은 통상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함께 넘어가는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 등 25건의 법안을 내년도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로 대표되는 정부의 감세 정책을 야당이 반대하면서 세법 개정안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2년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폐지하자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세법 개정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예산안 심의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을 할 수는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크다. 현재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추경호 “내년 경제 어려워, 연초 집행 차질 우려”

예산안 처리가 시한을 넘기게 되면 후순위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이달 9일까지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확정하는 것이다. 9일이 돼도 예산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결국 국회 임시회를 열어 이달말까지 협의를 이어나가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예산안은 모두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가 됐기 때문에 임시회를 열어 예산안을 확정하는 것도 여야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달말까지 예산안 확정이 되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준예산’ 편성이 있다. 준예산은 법률상 의무지출과 운영비 등 최소한의 비용만 쓸 수 있는 반쪽짜리 예산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편성된 적이 없다. 준예산이 편성·집행되면 600조원 규모의 절반 이상인 재량 지출을 쓸 수 없다. 내년 1%대 저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준예산 사태가 벌어지면 경제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피하고 싶은 방안이다.

정부도 경제 위기를 근거로 조속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중소기업인과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 사업계획 공고, 지방비 확보 등 후속 절차도 늦어져 민생·일자리·중소기업 지원 예산 등 연초 조기 집행에도 차질이 발생한다”며 “이럴 경우 서민 어려움이 가중되고 경제회복에도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큰 만큼 법정기한 내 조속한 확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예산안의 조속한 확정을 촉구했다. (사진=기재부)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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