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은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 이하 ‘당잠사’)의 개봉을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추자현은 40대에 한국 작품으로 오랜만에 멜로를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아내 덕희(추자현 분)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이무생 분)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영화 ‘접속’, ‘텔 미 썸딩’으로 90년대 한국 영화의 부흥을 이끈 장윤현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추자현은 극 중 이무생과 결혼 전 풋풋하고 달달한 연애과정부터 결혼 이후 짙어진 40대 부부의 깊은 사랑까지 몰입감있게 표현해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멜로란 장르의 특성과 영화의 스토리상 주인공인 두 배우의 절절한 감정선과 캐릭터 해석, 표현력으로 오롯이 극을 이끄는 작품. 이무생은 앞서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서른, 아홉’, ‘마에스트라’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든든히 받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활약해왔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 명품 브랜드의 이름을 딴 ‘이무생로랑’이란 애칭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1996년 데뷔해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고, 중국에서 K한류의 발전을 이끈 원조 한류스타 추자현까지 가세해 깊은 케미를 완성한다.
추자현은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만족도는 감독님과 이무생 배우였다. 저는 ‘부부의 세계’에서 처음 이무생 배우를 봤는데 당시 이무생 배우가 맡았던 캐릭터가 그렇게 막 세거나 임팩트가 있는 역할은 아니었다. 김희애 선배 옆을 다정다감하게 지켜주고 바라봐주는 따뜻한 남자 이미지였다. 그런데도 저는 그 존재감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촬영장에서 직접 본 이무생의 매력도 전했다. 추자현은 “무생 배우는 생각보다 굉장히 순둥순둥하다. 예의도 정말 바르다”며 “구체적 브랜드는 말을 못하겠지만, 명품 중에서도 최고의 명품이라 불리는 ○○메스 브랜드가 있지 않나. 이름 뒤에 그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고 극찬했다.
또 “인품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잘 될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무생 배우가 아직 40대 초반인데 40대 중후반과 50대 때의 연기가 더 기대되는 배우인 것 같다. 이번에 멜로를 해봤으니 기회가 되면 나중에 무생 배우랑 굉장히 센 캐릭터로 만나 부딪혀 보고 싶다. ‘연기배틀’ 같이 말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그와의 촬영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순간도 언급했다. 추자현은 “현장에서 연기할 때 컵라면 먹는 신이 있었다. 남편이 새벽에 갑자기 없어져 의심스러운데 덕희는 기억 나는 게 없고, 내가 알고 있는 남편이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니까 무섭고 답답한 감정이었다. 그럴 때 컵라면을 먹으며 서로를 더욱 따뜻하게 안아주는 신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에선 담담히 이야기 한 뒤 남편이 응원차 안아주는 건데 막상 무생 씨랑 연기했을 땐 생각보다 감정적으로 확 울컥했다. 답답함과 두려움, 막연함이 세게 왔다. 이것이 현장의 시너지구나 느꼈다”고 덧붙였다.
다만 “물론 바람난 건 아니다. 다행히 그 친구(이무생)도 유부남”이란 너스레를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오는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