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앞으로는 금리상승·테크 규제 등으로 인해 대형주 중심의 지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유동성이 풍부한 건 사실이기에 스몰캡에 집중할 때라는 주장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인플레 우려가 돌출하며 금리는 올라가고 실적 추정치 상향도 둔탁해지며 작년과 같은 대형주 중심의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늘어가는 중”이라며 “그러나 돈이 넘쳐나는 마당이라 주식시장이 완전히 약세장에 접어든 것만 아니라면 지금이 중소형주 투자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이같은 움직임은 현실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주요지역 MSCI 스몰캡 지수 상대강도를 보면 미국의 경우 최근 몇 년간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테슬라 등 초대형주 중심으로 시장이 전개되면서 전형적인 지수 중심장의 성격을 띄었으나 작년 11월 미국 대선 직후 스몰캡 상대강도가 급격하게 개선되기 시작했다”며 “미국을 제외하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MSCI 유럽 스몰캡 상대강도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신흥국 상대강도는 6년 만에 반등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박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는 표면적으로는 서프라이즈였으나 내용면에서는 일시해고자가 아닌 비율이 43%에 달하는 것으로 나오는 등 좋지 않았다”며 “이는 현재의 고용회복 속도가 앞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관련 진통이 큰 상황임에도 부양책에 대한 추가적 기대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기존 성장 테크주 중심에서 서비스업, 내수주로 돌려야 하는 이유”라고도 덧붙였다.
중소형주의 경우 백신 접종 후 경기회복에 베팅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대표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의 경우 미국 매출비중이 78%에 달하는 등 내수형 산업이 다수이며 유럽 대표 중소형주 지수인 유로스탁스 스몰캡 지수도 비슷한 구조”라며 “이는 백신 접종 후 경제재개의 형태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으로 회복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