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5월28일은 여성들이 매달 경험하는 생리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날인 ‘세계 월경의 날’입니다. 2013년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가 평균 생리 기간인 5일과 생리 주기인 28일에서 숫자를 따 만들었습니다.
생리통을 겪을 때 진통제를 먹으려 하면 ‘내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한두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올해로 10주년이 된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생리와 생리통에 대한 다양한 오해 중 생리통과 진통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리기간 중에 복용하는 진통제 때문에 내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다는 것은 생리통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생리가 시작될 무렵 미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하면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해 심한 생리통을 겪지 않고 생리기간을 지낼 수 있습니다.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는 마약성 진통제처럼 중추신경계의 아편유사제 수용체에 결합하지 않아 내성과 같은 부작용이 비교적 적으니 내성을 걱정하지 않고 복용해도 됩니다. 이 때문에 ‘비마약성 진통제’라고도 불립니다. 다만 진통제 복용 때문에 속쓰림과 같은 위장관 장애를 겪을 수는 있으니 생리 중 더부룩함으로 끼니를 건너뛰었다면 간단한 음식을 섭취한 뒤 진통제를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점점 더 많은 양의 진통제를 사용해야 생리통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내성 때문이 아니라 생리통의 원인이 다른 여성질환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생리통이 특히 더 심해졌다면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자궁근종, 자궁내막증과 같은 자궁질환이나 난소질환이 있다면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자궁을 이루는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는 자궁근종은, 조기 발견하면 약물이나 수술 등의 처치로 생리통, 생리과다 등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크기가 계속 커지면 자궁근종이 방광과 직장에 유착돼 수술이 어려워지고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가임기 여성의 50%가 생리통을 겪고 이중 15%는 일상생활을 저해할 만큼의 생리통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통증으로 생각하고 넘기기보다 진통제 복용이나 의사의 진단을 받는 등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큰 질병으로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도,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도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