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 리튬 공급망…배터리 업계,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

‘양극재 핵심 원료’ 리튬 가격, 1년 새 335% 올라
중국, 리튬 정제·가공 집중…시장점유율 60% 육박
“국내 對中 리튬 수입↑…中 리스크 발생 시 위험”
SK온·포스코 국내업계, 호주·아르헨 공급망 주목
  • 등록 2022-10-03 오후 3:52:25

    수정 2022-10-03 오후 9:19:2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배터리(이차전지) 제조에 쓰이는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망마저 중국에 편중돼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고자 호주, 아르헨티나 등 중국 외 리튬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리튬 가격 오르는데…對中 의존도까지 높아 우려

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리튬 가격은 킬로그램(㎏)당 494.50위안(9만9775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평균(㎏당 113.68위안) 대비 335% 오른 수준이다. 리튬 가격은 지난달 초 사상 처음 480위안대에 진입한 이후에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나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모두 쓰인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등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도 함께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튬은 다른 광물보다 상대적으로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배터리에 쓰이는 탄산리튬·수산화리튬 등으로 정제·가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채굴 과정에서 환경 파괴 우려가 크고, 채굴 인허가도 까다로워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세계 각국에서 추진되는 리튬 광산 개발 사업도 정부 승인, 환경단체 반대 등으로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리튬 정제·가공 분야에 집중했던 중국이 관련 공급망을 쥐고 있다. 전 세계 리튬 채굴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세계 정제 리튬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에 육박한다. 리튬 가격이 중국 화폐 단위인 위안으로 매겨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국내 리튬 수요가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점과 올해 1~7월까지의 대중(對中) 리튬 수입 비중이 64%까지 늘어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이 늘고 있고 여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앞으로 중국발(發) 리스크가 발생할 때 국내 배터리 산업 자체가 휘청일 수 있어서다.

임지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내 기후 변화나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이 불거지면 리튬 수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세계 각국의 공급망 내재화 강화와 원자재 환경 기준 강화로 중국산 원자재가 국제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수산화리튬 정제 산업과 해외 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해 조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진숙(오른쪽 세 번째) SK온 전략 담당과 론 미첼(왼쪽 세 번째)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가 지난달 28일 오후 호주 퍼스시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글로벌 리튬)
호주·아르헨티나 등 향하는 기업…“민관 협력해야”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리튬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발효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원자재법(RMA)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리튬 공급망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이다. 리튬을 보유하고 제련 기술을 갖춘 호주, 아르헨티나 등으로 향하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SK온은 지난달 28일 호주 퍼스시에서 ‘글로벌 리튬’(Global Lithium Resources)과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온은 앞으로 글로벌 리튬이 소유·개발 중인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스포듀민)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생산 프로젝트 지분을 사들일 기회도 얻는다.

미래 산업으로 배터리 소재를 꼽은 포스코홀딩스도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연산 2만5000톤(t)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는 또 호주 광산 업체인 필바라미네랄스와도 합작 투자계약을 맺어 연간 31만5000t의 스포듀민을 받는데 이는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전남 광양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아르헨티나 살타주지사·카타마르카주지사가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염수리튬 1단계 착공식을 마치고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근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광물업체 아발론(Avalon)·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수산화리튬을 공급받는 내용이 담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6월엔 미국 리튬 생산업체인 컴파스 미네랄(Compass Minerals)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2025년부터 7년 동안 친환경 탄산·수산화리튬을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임 연구원은 “배터리 공급망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민관이 협력해 해외 광산개발 투자 활성화, 자원외교 복원, 리튬 제련산업 육성, 중국 이외 공급선 발굴 등이 필요하다”며 “리튬의 대체 공급선으로 우리나라와 호혜적 협력관계를 구축 중인 호주나 정부 주도로 리튬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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