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비둘기…'장기 고금리' 연준 기조 굳어지나

대표 비둘기 보스틱 "오랜 기간 높은 금리"
몇 안 되는 연준 비둘기들마저 매파 기우나
  • 등록 2023-10-04 오전 9:48:53

    수정 2023-10-04 오전 9:48:5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 몇 안 되는 비둘기파마저 최근 발언 톤이 미묘하게 바뀌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연준 내 컨센서스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를 원하는데, 이것은 긴 기간 동안 할 적절한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출처=애틀랜타 연은)


그는 “나는 금리를 급하게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도 아니고 급하게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도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5.25~5.50% 수준에서, 다시 말해 명목 중립금리를 뛰어넘는 긴축적인 영역에서 장기간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언급의 방점을 ‘오랜 기간’(for a long time)에 찍었다. 그는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내년 한 차례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시장의 기대와 비교하면 다소 매파적인 발언이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다. 인터치 캐피털 마켓에 따르면 현재 18명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가운데 비둘기파로 꼽히는 인사는 보스틱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정도다. 그런데 보스틱 총재의 이날 발언은 매파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굴스비 총재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목표치로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보스틱 총재의 언급과 비슷한 뉘앙스다. 이 때문에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 내부에 ‘장기간 고금리’ 컨센서스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간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8%를 돌파(국채가격 하락)할 정도로 투매 패닉에 빠졌음에도 연준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피봇(pivot·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전환) 시기에만 쏠려있던 시장의 관심을 돌리는데 성공했다는 기류가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양적긴축(QT) 규모 축소 등 국채 투매 장세에 개입할 수단을 얼마든지 갖고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이런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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