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해밀톤호텔 대표 첫 재판…“가벽 설치 불법 아냐”

서울서부지법, 10일 해밀톤호텔 대표 등 첫 재판
건축법·도로법 위반 혐의…무단 증축해 피해 키워
호텔 대표 “철제 가벽은 실외기 차폐용…불법 아냐”
입점 주점 대표·임차인 “혐의 인정…공모 안해”
  • 등록 2023-03-10 오후 2:10:35

    수정 2023-03-10 오후 2:10:35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불법 구조물을 세워 피해를 키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가 첫 재판에서 가벽 설치는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불법 증축으로 이태원 참사의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씨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재판장 정금영)은 10일 오전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76)씨와 호텔 별관에 입점한 주점 프로스트 업주 박모(53)씨, 라운지 바 브론즈 임차인 안모(40)씨, 호텔 운영 법인 해밀톤관광 및 임차 법인 디스트릭트 등 5인에 대한 건축법 및 도로법 위반 혐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이씨 측은 호텔 주변 일부 불법 증축물 설치에 따른 건축법 및 도로법 위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도로에 설치한 철제 가벽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테라스 증축과 관련한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지만, 영업 활성화를 위해 임차인이 증축한 걸 묵인한 부분에 대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설치한 ‘붉은 가벽’은 실외기 차폐용 가벽으로 건축법이 적용되지 않고 신고 의무도 없으며 건축선을 넘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건축법상 담장은 분리된 건축물로 규정하지만, 해당 가벽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신고 의무가 없고 도로 침범 면적도 적어 관련 법령 위반 및 고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18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2층 후면에 위치한 라운지 바 브론즈 매장에서 무단으로 구조물을 증축한 부분에 대해 용산구청이 시정 명령을 내리자 2019년 11월 4일쯤 이를 철거했다.

하지만 이들은 시정 확인을 받은 뒤 같은달 15일 바닥 면적 약 17.4㎡ 규모의 건축물을 다시 증축하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아 건축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건축물이 건물 앞 도로 14.5㎡를 점용해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호텔 주변 통행에 지장을 준 도로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이씨는 2018년 2월경 해밀톤호텔 본관 서측에 세로 21m, 가로 0.8m, 최고 높이 약 2.8m 규모의 실외기 차폐용 철제 붉은 가벽을 증축해 도로 폭을 20㎝가량 좁혔지만 해당 사실을 용산구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이씨 등은 이 같은 혐의들로 지난 1월27일 불구속 기소됐다. 다만 검찰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송치한 범죄사실 중 이씨와 해당 법인이 임차인의 임시건축물 무단 설치를 방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한편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씨와 안씨는 이날 심리에서 자신들에 대한 건축법 및 도로법 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다만 안씨 측은 “2018년에 해밀톤호텔로부터 음식점을 당시 상태 그대로 인수받아 운영했다”면서 이씨와 불법 구조물 설치를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씨와 안씨 측이 해당 재판에서 이씨의 혐의를 다루는 사건과 분리 진행을 원한다는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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