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전면 부인 양승태 "국민께 송구...하지만 법관 믿어달라"(종합2)

검찰 피의자 출석 전 대법원 앞 입장 발표
"편견·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소명되길"
검찰청 앞 포토라인 패싱...혐의 전면 부인
대법원 앞, 법원노조·취재진·경찰 등으로 혼잡 극심
  • 등록 2019-01-11 오전 10:35:23

    수정 2019-01-11 오전 10:35:23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1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 도착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받는 혐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 법관 사찰 및 인사 불이익,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조성 등 광범위하다.

하지만 보통의 피의자들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검찰 포토라인이 아닌 자신이 근무하던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검찰 포토라인은 그냥 지나쳤다.

이 때문에 이날 대법원 앞은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을 저지하려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와 취재진, 시민들, 경찰 등이 몰려 크게 북새통을 이뤘다.

경찰은 혼잡을 빚는 가운데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해 이날 대법원 정문을 통한 출입을 전면 차단하고 대법원 주변을 경찰 버스로 에워쌌다. 대법원 정문 앞에는 폴리스라인도 쳤다.

특히 전날 양 전 대법원장의 시위를 저지하겠다고 공헌한 법원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부터 대법원 정문 위에 올라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등의 현수막을 펼치고 시위를 시작했다.

법원노조 관계자들은 ‘적폐법관 OUT’ , ‘양승태 구속’, ‘법원을 법원답게 사법적폐 청산’ 등의 피켓을 들었다. 구호로는 “양승태를 구속하라”를 외쳤다.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정문에 도착 한 9시께에는 법원노조가 확성기를 이용해 “양승태를 구속하라”, “피의자 신분이다. 기자회견은 온당치 않다” 등의 벌언을 쏟아내면서 혼잡이 극심해졌다.

이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발언은 실제 일부 방송기자 및 방송에만 잡히고 조금 떨어져 있었던 여타 취재기자들에게는 들리지도 않았다. 다만, 법원 노조는 대법원 정문 안쪽에,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정문 바깥에 있어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런 큰 혼잡 속에서 시작된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기자회견은 국민에 대한 사과로 시작됐다. 그는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역설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만 “이 자리를 빌어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며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 사명관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음을 굽어살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저는 믿고 있다”며 “나중에라도 만일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제기된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수사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 발전이나 이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선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먼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데 대해 “대법원에서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 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그런 마음었다” 답했다.

박근혜 정부와의 재판 거래 및 일선 재판 개입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편견이나 선입관 없는 시선에서 이 사건을 다뤄주셨으면 좋겠다”며 에둘러 혐의를 부인했다. 여전히 부당한 인사개입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는 “변함없는 사실”라고 했다.

검찰 수사에서 관련 자료 및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느냐고 묻자 “누차 얘기했듯이 그런 선입관을 갖지 마시기 바란다”며 “검찰 출석 시간이 다가와서 부득이 이만 그치도록 하겠다”고 자리를 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청사 출입을 막고 있다. (사진=노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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