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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 만에 경쟁 입찰로 진행됐다. 특히 전동차 업계 1위인 우진산전이 스페인 고속열차 업체인 탈고(Talgo)사와 손을 잡고 출사표를 던져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사업은 ‘2단계 가격분리 동시입찰제’를 적용해 1차 평가에서 최저 수준(85점)의 기술평가만 통과하면 더 낮은 가격을 제출한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는 구조다. 저가 수주 전략을 내세운 우진산전은 1단계만 넘으면 승산이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탈고와의 최종 협상이 깨진 우진산전은 단독응찰을 결정했다. 동력분산식 철도제작 실적이 없는 우진산전의 1단계 기술점수는 79.30점에 그쳐 적격점수인 85점을 넘지 못했다. 반면 현대로템은 89.81점을 받아 이번 사업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우진산전이 해외 제작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한 현대로템이 여전히 유리하지 않겠냐는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우진산업으로서는 대규모 전동차 납품이 끝나는 2025년 이후 먹거리가 필요하다”며 “고속열차 수주를 하지 못하면 앞으로 철도사업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SR 발주에 참여할지 안 할지는 내부적으로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과를 분석해보고 (응찰) 여부를 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