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17년만 고속철 경쟁입찰, 현대로템 '낙승'(종합)

우진산전, 1단계 문턱조차 넘지 못해
스페인 업체와 컨소시엄 실패 결정적
현대로템, 7100억·1량당 52억원 써내
내달 SR, 1조 입찰…우진 재도전 관심
  • 등록 2023-03-20 오후 3:44:21

    수정 2023-03-20 오후 7:36:5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17년 만에 고속열차 KTX 경쟁 입찰은 현대로템(064350)의 낙승으로 끝났다. 도전자인 우진산전은 1단계 기술평가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내달 진행할 1조원 규모의 SR 고속열차 사업 역시 현대로템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의 EMU-320 고속열차. (사진=현대로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KTX 평택~오송선과 수원·인천발 열차에 투입할 ‘EMU(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320 136량 재공고’ 결과 현대로템이 낙찰예정자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낙찰금액은 7100억원, 1량당 52억원 수준이다. 앞서 최초 입찰 당시에는 현대로템만 응찰해 한 차례 유찰됐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 만에 경쟁 입찰로 진행됐다. 특히 전동차 업계 1위인 우진산전이 스페인 고속열차 업체인 탈고(Talgo)사와 손을 잡고 출사표를 던져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사업은 ‘2단계 가격분리 동시입찰제’를 적용해 1차 평가에서 최저 수준(85점)의 기술평가만 통과하면 더 낮은 가격을 제출한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는 구조다. 저가 수주 전략을 내세운 우진산전은 1단계만 넘으면 승산이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탈고와의 최종 협상이 깨진 우진산전은 단독응찰을 결정했다. 동력분산식 철도제작 실적이 없는 우진산전의 1단계 기술점수는 79.30점에 그쳐 적격점수인 85점을 넘지 못했다. 반면 현대로템은 89.81점을 받아 이번 사업을 따냈다.

코레일은 21~22일 양일간 안전성 평가를, 22일부터 28일까지는 낙찰자결정과 계약체결을 한다는 방침이다. 철도업계에서는 수서발 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이 발주한 EMU-320 112량(14편성) 사업에도 현대로템이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는 평가다. 해당 사업은 신규 차량 확보 5250억원, 유지보수 4750억원 등 총 약 1조원 규모로 다음달 공급업체를 선정한다. 방식은 KTX 평택~오송선 사업과 같은 2단계 동시입찰제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우진산전이 해외 제작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한 현대로템이 여전히 유리하지 않겠냐는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우진산업으로서는 대규모 전동차 납품이 끝나는 2025년 이후 먹거리가 필요하다”며 “고속열차 수주를 하지 못하면 앞으로 철도사업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SR 발주에 참여할지 안 할지는 내부적으로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과를 분석해보고 (응찰) 여부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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