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린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기자수첩]

1월 말 필수의료 대책 후 한달도 안 돼 또 발표
구체화 미진 소아과 의료진 부족난 해법없어
  • 등록 2023-02-23 오후 4:05:09

    수정 2023-02-23 오후 7:18:36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가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한 2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찾았다. 현장에서 꼬마 환자와 부모, 의료진 등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련 부처는 필요한 어떤 지원도 아끼지 말고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한 문장에 2번이나 ‘지원’을 강조할 정도로 강하게 언급했다. 대통령까지 나섰는데 소아의료체계가 확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지만, 복지부 대책에선 새로운 내용을 찾기 어려웠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에도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에 필수의료를 제공받도록 하겠다며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은 당시의 발표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한 것 외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휴일·야간 진료가 가능한 달빛병원을 현재 전국 34개소에서 100개소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기간을 특정하지 않았다.

또한 수도권으로 원정치료하러 다니는 소아암 환자를 위해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 5개소를 육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을 치료할 의사 수 부족에는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저 의료계와 협의해 의료인력 확충을 추진하겠다는 문장을 딱 한 줄만 언급했을 뿐이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대통령을 동원한 것인지, 대통령의 행사에 복지부의 재탕 대책이 동원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8.2%이었던 것이 2021년 34.4%, 2022년 27.5%로 감소했다. 50개 대학병원 중 38개 대학병원에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의대정원 확대가 꼭 필요하지만, 의사협회의 반대에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달래기 위해 정부는 소아중환자실 입원료 인상 등 소아진료 보상책을 꺼냈지만, 이는 의료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난방비 폭탄에 이어 의료비 폭탄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복지부라고 해법을 모를 리 없다. 뾰족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고 변죽만 울려서야 되겠는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근본적 대책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마련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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