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시간인데…국익보다 `尹익` 중시하는 與[기자수첩]

특정 국가들 관계에 대해 제3국이 언급하는 것 부적절
외교당국, 사태 수습 위해 외교 채널 가동하며 이란과 소통
정치권서 불필요한 말 재생산 삼가야
  • 등록 2023-01-26 오후 3:51:30

    수정 2023-01-26 오후 7:51:02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설 연휴를 지나 지금까지도 정쟁의 소잿거리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순방 때마다 `외교 참사` 공세를 퍼붓는 야당도 문제지만, UAE와 이란이 적대관계가 맞다고 연일 강조하는 집권 여당에게 과연 국익이 우선인지 윤 대통령 보호가 우선인지 물어보고 싶다.

본질적으로, 특정 국가들 간의 관계에 대해 제3국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처사다. 아무리 UAE 현지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의 말이었다고 해도, 윤 대통령의 발언이 실언인 것은 자명하다.

나아가 UAE와 이란이 적대관계가 맞는지조차 의견이 갈리고 있다. 외교부는 공식 입장을 함구하고 있지만, 지난 10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3 UAE 개황` 문서에는 UAE와 이란과의 관계를 정리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영유권 분쟁 등으로 이란을 최대의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면서도 실리적 경제 관계를 구축하며 양국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중’이라는 게 문서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여당의 수장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는 연이어 이란이 UAE의 최대 위협국이 맞다는 주장을 펼치며 윤 대통령을 엄호하고 있다. 이미 이란에서 ‘윤 대통령이 중동 내 정세를 모르고 한 발언’이라고까지 반박했는데, 당사국도 아닌 제3국이 이를 부정한다는 게 넌센스 아닌가.

물론, 이란의 반응이 과도한 것도 인정해야 한다. 미국의 제재에 따른 동결 자금 문제가 얽힌 이란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트집 잡아 우리나라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우리나라가 꼬투리를 잡힌 모양새이지만, 외교 채널을 가동한 우리 당국이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란과 물밑 소통을 하고 있다.

양국이 수교 60년이 넘은 사이인 만큼, 이번 일로 인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지금은 `외교의 시간`이며 우리 외교 당국이 현명하게 해결할 때까지 신중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진정 국익을 위한다면, 그리고 이번 사태가 외교적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불필요한 말을 재생산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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