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자녀 상속포기시 배우자만 상속…손자녀, 공동상속 대상 아냐"

대법원 전원합의체, 7년 만에 판례 변경
  • 등록 2023-03-23 오후 6:47:34

    수정 2023-03-23 오후 6:47:34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채무자 사망 후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채무자의 손자녀가 채무를 상속받는 건 부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 된다는 것인데, 이는 대법원이 7년 만에 판례를 바꾼 것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방인권 기자)
2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 손자녀 4명이 채권자 B사를 상대로 낸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 신청 사건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15년 숨졌다. A씨 배우자는 물려받은 재산 내에서 채무를 갚는 조건으로 상속받는 ‘상속한정승인’을 했고, 자녀들은 상속을 포기했다.

B사 2011년 A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의 승소 판결문을 바탕으로, 법원에 강제집행을 위한 승계집행문 부여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A씨의 손자녀들에게 지위를 승계시킨다는 취지였다.

A씨 빚을 부담하게 된 손자녀들은 처분에 불복해 이의를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대법원에 특별항고했다.

이날 대법관 다수는 “민법은 공동상속인 중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면 그 사람의 상속분이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정한다”며 “이때 ‘다른 상속인’에는 배우자도 포함돼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 상속분은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종전 판례는 우리 법체계 및 사회 일반의 통념을 벗어나지 않는 타당한 판결이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들이 상속에 따른 법률관계를 상속인들 의사에 보다 부합하는 방향으로 간명하고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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