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수출규제 맞대응.. "온 국민 합심, 일본 의존도 낮추겠다"(종합)

홍남기 "동북아 안보협력 근간 흔드는 엄중한 상황"
대일 의존도 높은 159개 품목 맞춤형 밀착 대응
세무조사 유예·관세부담 완화, 기업애로 해소대책 추진
  • 등록 2019-08-02 오후 6:04:01

    수정 2019-08-02 오후 6:04:0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등 수출규제 및 보복조치’와 관련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 실장, 박영선 중기부 장관, 유영민 과기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성윤모 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조세영 외교부 1차관. 기재부 제공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2일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명단)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일본 아베 정부의 조치를 부당한 무역보복 조치로 규정하고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울러 이달 말부터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행되면 당장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예산·세제·금융 등 전방위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 조치와 관련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지난 7월4일 3개 품목 수출규제 시행에 이어 이번 백색국가 배제에까지 이르는 일련의 조치는 그간 양국이 어렵게 쌓아온 협력과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역사적·사법적 사안, 경제보복 잘못된 조치”

홍 부총리는 “작년 강제징용(동원) 피해 관련 대법원 판결과 관련, 우리 정부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일본 정부의 조치는 역사적·사법적 사안에 대해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보복을 가한 잘못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이번 조치의 근거로 △7월1일 양국간 신뢰 손상 △7월5일 불화수소 북한 반출의혹 △7월12일 재래식 무기 캐치올 규제 신뢰 저하 등을 들며 일관성 없이 계속 변하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홍 부총리는 “이러한 모습들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얼마나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행해진 것인지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이 주요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 선언문 발표 다음날부터 특정국가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행한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동안 분업·협업·경쟁을 통해 유지되어온 양국의 경협파트너십을 돌이키기 힘든 위기 상황”이라며 “나아가 동북아 안보협력의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세계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글로벌 밸류체인(GVC)을 교란해 결과적으로 한일 양국 경제만이 아닌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일본 조치가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정부는 일본의 이번 조치가 대일 의존도 높은 일부 품목들의 공급차질 등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백색국가 배제 조치로 인해 관련되는 전략물자의 수는 1194개다. 이 중 이미 민감품목에 해당돼 건별 허가가 적용되고 있는 품목, 국내 미사용·일본내 미생산 등으로 관련이 적은 품목, 소량 사용 ·대체수입 등으로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은 특정품목들을 제외하면 총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159개 전 품목을 관리품목으로 지정하고, 대일의존도, 파급효과, 국내외 대체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밀착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전면 위배되는 조치인 만큼 WTO 제소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간 주력해왔던 주요국·국제기구·신평사 등에 대한 아웃리치(대외접촉)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R&D 화학물질 인허가 기간 단축, 특별연장근로 활용

정부는 기업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예산·세제·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일본의 수출규제 제도와 그에 따른 영향, 정부 지원내용 등의 관련 정보들을 쉽고 편리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략물자관리원에 관련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한다. 지난달 22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는 인원과 기능을 확충해 기업애로 상담 및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홍 부총리는 “수출규제 관련 품목 반입시 신속히 통관될 수 있도록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서류제출 및 검사선별을 최소화하겠다”면서 “이번에 규제를 받게 되는 159개 관리품목의 경우 보세구역내 저장기간을 연장하고 수입신고 지연에 대한 가산세를 면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규제 대응이 필요한 업체에 대해 제품개발 연구개발(R&D) 등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화학물질 등의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면서 “특별연장근로의 인가 및 재량근로제의 활용을 적극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개발, 실증 및 테스트장비 구축, 설비투자 자금 지원 등 당장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착수해야 하는 사업예산 약 2700억원은 이번 국회 추경심의에서 우선 확보기로 했다. 또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소요예산은 현재 편성 중인 2020년 예산안부터 획기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일본의 이번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국세 납기를 연장하고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등 다각적인 세정지원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해 관세조사, 외환검사, 원산지 검증 등도 유예한다.세제지원에도 나선다. 일본의 수출통제로 인해 대체국에서 해당물품이나 원자재를 수입할 경우 기존 관세를 40%포인트 내에서 경감해주는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피해 기업이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금융지원도 강구한다. 피해기업 대상 대출·보증 만기연장을 추진하고, 최대 6조원의 운전자금을 추가 공급한다.

대일 의존도 낮추고 경제체질 강화 대책 추진

정부는 이번 기회에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항구적인 대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주력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00여개 전략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R&D 등에 매년 1조원 이상 대규모로 추가 지원할 것”이라며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R&D에 대해서는 예타면제, 세액공제 등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 핵심기술 확보, 해당 전문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별도의 펀드조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해외 M&A 인수금융 지원, 소재·부품·장비 M&A 세제지원 등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R&D와 관련, 핵심 원천소재 자립역량 확보를 목표로 R&D 투자전략 및 프로세스 혁신 등을 담은 범정부 차원의 별도 종합대책을 이달말까지 마련,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체계를 보다 촘촘히 재정립하기 위해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신설해 이번에 마련된 경쟁력 강화대책이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의 장관급 회의체와 상시 협업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CEO) 이상의 고위 민?관 협의체를 가동하는 한편, 지난 7월31일 출범한 ’일본 수출규제 대책 민관정협의회‘운영을 적극 활성화한다.

홍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온 국민이 합심하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각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과 생업에 전념해 주실 것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의 시작도 책임도 모두 일본 정부에게 있는 만큼 일본은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들을 조속히 철회하고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복귀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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