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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병합이 증가한 건 약세장이 지속된 탓이 크다.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약 38%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정책이 가속화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점증하며 주가 하락세가 심화하자 코스닥 기업들은 주식병합이라는 대안을 꺼냈다.
실제 올해 주식병합을 시행한 11개 상장사 가운데 주식병합 결정 공시 당일 또는 그 다음날 주가가 상승한 곳은 9곳(에스맥(097780), 마이더스AI(222810), 세종텔레콤(036630), 모트렉스(118990), 광무(029480), 그래디언트(035080), 초록뱀미디어(047820), 카이노스메드(284620), 코디엠(224060))으로 집계됐다. 모트렉스(118990), 소니드(060230) 등 2곳은 오히려 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주식병합 공시 이후 실제 주식병합이 이뤄지는 신주상장일에는 대다수의 기업이 주가가 떨어졌다. 올해 주식병합으로 신주가 상장된 9곳 중 6곳(마이더스AI, 세종텔레콤, 광무, 토박스코리아, 그래디언트, 초록뱀미디어)은 상장일 시초가보다 종가가 하락했다. 이와 달리 에스맥, 모트렉스, 소니드 등 3곳만 상승세를 보였다.
신주상장일 이후 주가 오른 곳도 드물었다. 신주 상장일 대비 이날까지 주가가 상승한 업체는 마이더스AI 단 1곳밖에 없었다. 나머지 8개 업체는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단 모트렉스의 경우 주식병합 신주상장일 이후 1대 2의 무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주가가 하락한 영향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자체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변화를 내재한 게 아닌 만큼 주가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액면병합을 발판으로 장기간 주가가 상승하려면 미래 성장 가치를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액면병합은 기업가치가 그대로지만 주식수를 줄여 주가가 오르는 착시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액면병합을 발판으로 주가 부양 효과가 지속되려면 현금 보유력 높거나 미래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