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윤석열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희룡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인사청문회에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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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후보자는 전날 인선안 발표 직후 민주당 소속 국토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자신의 지명 사실을 알리고 인사를 했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원 후보자에 대해 ‘부적합한 인사’라고 평가한 가운데 인사청문회 통과를 위해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원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과천 정부종합청사로 출근하는 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값을 단번에 잡거나 몇번의 조치로 시장을 제압할 수 있다는 오만하고 비현실적인 접근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지나친 규제완화나 시장에서 악용가능한 부분은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기존에 문재인 정부가 만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언급을 한 것이다. 이 역시 청문회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원 후보자는 당초 국토부장관 후보에 이름이 없었을 만큼 국토, 교통 업무와 관계가 없는 인사다. 때문에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인선 됐을 때 ‘깜짝 인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게다가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1타 강사’로 이재명 민주당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 들며 저격수 역할을 했던 터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미운 털이 박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원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제주신공항 등 제주도정 성과를 보면 전문성, 추진력, 협상력 등을 겸비해야 할 국토부장관에 적합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