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인플레 충격 빨리 온다"…월가 '채권왕' 건들락의 경고

건들락, 본지 등 참석한 자사 투자자 웹캐스트
빌 그로스 이어 신채권왕 오른 투자업계 거물
"내년 인플레 최고 2.4%"…통념 깬 전망 내놔
인플레發 증시 충격 오나…"FAANG 등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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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2-10 오후 9:00:00

    수정 2020-12-10 오후 9:12:29

‘신(新)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 자사의 펀드 투자자를 대상으로 웹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더블라인캐피털)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내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은 예상보다 더 뛸 것이다.”

월가의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투자 경고다. 52억달러(약 5조6654억원) 규모의 운영자산을 자랑하는 토털리턴 채권펀드 등을 굴리는 건들락 CEO가 최근 혼돈의 금융시장을 두고 내놓은 인사이트에 월가의 이목이 쏠렸다. 건들락 CEO는 1971년 핌코를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로 키워낸 ‘채권왕’ 빌 그로스가 노쇠한 이후 그 지위를 물려받은 인사다.

“내년 美 인플레 2.4%까지 오른다”

건들락 CEO가 지난 8일 오후 4시15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데일리 등이 참석한 더블라인캐피털 펀드 투자자 대상 웹캐스트에서 인플레이션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향후 몇 달간 바닥을 뚫고 상승할 것 같다”며 “내년에는 2%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전망한 내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2.25~2.40%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내놓은 전망치보다 훨씬 높다. 연준은 내년 PCE 인플레이션을 1.70%로 내다봤다. 2022년과 2023년의 경우 각각 1.80%, 2.00%다. 3년 후에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뚫고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2.00%)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미다. 월가 역시 내년 물가 상승률이 2%를 초과할 것이라고 보는 인사들은 많지 않다.

건들락 CEO는 “최근 구리/금 비율(구리 1온스 가격/금 1온스 가격)을 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백신 개발 등으로 회복 조짐에 있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은 현재 국채금리와 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채금리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건들락 CEO는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선행지표로 제조업의 핵심인 구리와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 사이의 비율을 눈여겨보는 인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10년물 금리는 0.929%. 올해 8월 초만해도 0.5% 남짓이었는데, 불과 넉 달 만에 막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올랐다.

내년부터 인플레이션이 2% 중반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건들락의 예측은 시장 ‘충격’의 시작점을 뜻하는 것이다. 팬데믹 내내 급등한 증시가 대표적이다. ‘유동성 확대→물가 상승→완화 기조 점진적 축소→증시 조정’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월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건들락 CEO는 특히 빅테크주의 대명사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가는 향후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령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65.89%(주당 73.41달러→121.78달러) 급등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상승률(5.64%)을 크게 웃돈다. 현재 주식시장은 소수의 초대형 기술주들이 주도하고 있고, 나머지 대다수 종목들은 그저 대세에 따라 흘러갈 뿐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건들락 CEO는 최근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며 20년 전 벌어진 닷컴 버블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건들락 CEO는 그 대신 미국 내수 중소기업 위주로 이뤄진 러셀 2000 지수를 추천했다. 러셀 2000 지수는 그간 다우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에 비해 수익률이 낮았다. 그는 “내년 경기 회복 흐름을 타고 대형주 위주의 S&P 지수에 비해 부진했던 소형주들이 부상할 것”이라며 “그런 움직임은 이미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發 충격 오나…“빅테크주 위험”

건들락 CEO는 초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냈다. 그는 다만 “만약 금을 반드시 사야 한다면 지금 가격에 매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1838.50달러에 마감했는데, 추후 더 오를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금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이다. 금값이 한때 200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던 것은 연준의 무제한 돈 풀기에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자, 그 헤지 수단으로 금을 확보하려는 수단이 늘어서다. 화폐가치 하락기에는 금융자산보다 실물자산의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금은 실물자산 중 위험을 피하는데 으뜸으로 꼽힌다.

건들락 CEO는 아울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캘리포니아주를 떠나면서 자신이 동시에 화두가 됐던 점 역시 언급했다. 테슬라 본사가 자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소득세율은 13.3%로 미국 내 50개주(州) 가운데 가장 높다. 캘리포니아주는 심지어 소득세 최고세율을 16.8%로 추가 인상하려 하고 있다.

건들락 CEO가 이끄는 더블라인캐피털의 본사는 로스앤젤레스(LA)다. 그는 “아직은 캘리포니아를 떠날 계획이 없다”면서도 “주에서 소득세율을 추가로 올린다면 (이주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9월 자신의 트위터에 “주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한 이들에 대한 부유세와 소득세를 큰 폭으로 높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던 적이 있다.

신(新)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사진=더블라인캐피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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