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P-1002는 ‘SCN9A’ 유전자가 불활성화된 사람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SCN9A 유전자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올리패스의 파이프라인중 유일하게 임상 단계에 돌입한 치료제다.
OLP-1002는 지난해 3월 발표된 고관절 및 슬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1b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 하지만 위약군의 통증 감소가 더 컸다는 결과 때문에 시장의 의구심이 생겼고, 이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
정신 올리패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호주에서 현재 OLP-1002 임상2a상을 진행 중으로 수확 직전”이라며 “초기 결과로는 예상했던 수준의 효능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리패스는 RNA 플랫폼 기업으로 비마약성 진통제와 노인성 황반변성 및 당뇨성 황반부종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2a상은 1㎍(마이크로그램)부터 시작해 △3μg △10μg △25μg △50μg △80μg 등 총 6개 그룹으로 나눠 5명씩 총 30명에게 투여한다. 첫 번째 그룹인 1㎍(마이크로그램)그룹의 투약을 마쳤고 70%수준의 통증 감소가 확인됐다. 이 효과는 2주가 지속됐고, 4주가 넘어가면 50% 수준의 통증 감소가 확인됐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현재 진통제로 마약류가 많이 사용되는데 50% 통증이 감소한 것은 마약성 진통제 수준”이라며 “70%까지 진통효과를 주는 약은 아직 없다. 기술은 입증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금 진행되는 2a상은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오픈라벨(공개)방식이다. 투약용량별 효과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이후 의료진과 환자 모두 시험약과 대조약을 모르게 투여하는 더블 블라인드(이중맹검)방식으로 진행된다.
|
마약성 진통제는 오남용과 중독 등 다양한 부작용이 동반돼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비마약성 진통제는 소염진통제나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이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화이자(PFE)의 신경병증 통증치료제 ‘리리카’는 이 분야 선두 약품이지만 어지러움과 구토, 구역질 등의 부작용이 문제다. 안전하면서도 효능이 뛰어난 비마약성 진통제는 아직까지 없다.
비마약성 진통제의 핵심은 통증을 증폭시키는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Nav1.7’을 억제하는 것이다. 해당 단백질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통증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Nav1.7’를 직접 타겟하다 보니 서브 타입인 △Nav1.5 △Nav1.4 △Nav1.2 등까지 억제하게 되고 이 때문에 심장마비와 근육강직, 간질성 경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Nav.1.7’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 기존의 개발사들이 임상 2상이나 3상에서 개발을 중단하거나 실패한 이유다.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보려면 ‘Nav1.7’을 선택적으로 타겟해야 한다.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2030년에 10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안전한 비마약성 진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한 가정으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시장 크기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게 회사 측 전망이다.
올리패스는 OLP-1002의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 통증 환자의 10%를 점유한다고 가정하고, 첫 해에 290억달러(약 35조6000억원), 이듬해 435억달러(53조4000억원) 등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OLP-1002의 효과성이 입증되면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관련해서 “적정 시점을 택해서 진행 할 것”이라며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곳들이 있다”고 밝혔다. 라이선스 아웃 협의를 시작해서 최종 사인까지는 통상 1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올리패스는 2014년 9월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에 라이선스 아웃을 한 적 있지만, 반환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첫 단추가 아직 안끼워진 것”이라며 “7~8년 동안 글로벌 마케팅은 해왔기 때문에 대부분 회사가 올리패스의 기술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는 너무 좋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있는건데, 지금은 신뢰성 있는 임상 데이터를 보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기술수출 시점이)거의 다 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올리패스는 OLP-1002이외에도 수십억원 규모의 현금이 유입될 수 있는 작은 딜(deal)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