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삼일제약(000520)은 올해 본업 성장에 더해 신사업 도약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베트남 점안제 위탁생산(CMO)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 도입(L/I) 신약 로어시비빈트가 상업화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2년간 출시한 치료제 판매는 본궤도에 올라 외형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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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올해 매출 278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삼일제약의 매출액은 2021년 1342억원, 2022년 1797억원, 2023년 1963억원, 지난해 2420억원(추정치) 순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억원에서 90억원(추정치)으로 증가했다.
베트남 CMO 추가 수주 유력...“일본·유럽 2곳 계약 임박”
우선 베트남 CMO에서 추가 수주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삼일제약 베트남 법인은 지난 10월 대만 포모사와 5년간 2000만달러(295억원) 규모의 점안제 CMO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품목은 APP13007로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APP13007은 안과 수술 후 통증 및 염증 완화에 쓰이는 점안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베트남 점안제 공장에 20여 개 업체가 실사를 마무리했고, 200여 개 제약사와 미팅을 했다”며 “유럽과 일본 쪽 계약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관심은 베트남 점안제 CMO가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는 “CMO는 아무리 자동화 설비를 잘해놔도 인건비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CMO에선 밸리데이션이나 품질관리(QC) 비중이 높은데, 모두 고급 전문인력들이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결국 인건비를 낮추면 CMO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구조”라며 “베트남은 초임 약사 월급이 40만원, 경력자라고 해도 100만원 선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약사 출신이나 석박사 바이오 전문 인력 평균 월급이 600만원대”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론적으로 베트남 점안제 CMO는 인건비 수준이 경쟁사 대비 1/10 수준”이라며 “경쟁 CMO 원가가 100이면, 베트남 CMO는 30 정도면 점안제 생산이 가능하다”고 비교했다.
제네릭이 대부분, 낮은 마진율에 베트남 관심↑
글로벌 점안제 시장 상황도 베트남 점안제 CMO에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안질환 전문제약사들이 점안제 신약 개발을 접은 지 오래”라며 “현재 시판 중인 점안제 대부분은 제네릭(복제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점안제 마진율이 낮다”며 “이미 점안제 자진 허가 취소하는 사례가 여럿”이라며 “마진율이 안 나오니 그만하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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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만약 삼일제약 베트남 점안제 CMO에 점안제 생산을 맡기면 그 접었던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베트남 점안제 CMO는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바티스는 점안제 플레어렉스(Flarex, 플로오르메톨론 아세테이트 0.1%)에 대해 지난해 6월 호주 제약 시장에서 철수했다. 호주 서비스 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플레어렉스의 처방율(2023년 7월-지난해 6월)은 21%를 기록했다. 이는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점안제 부문 2위에 해당한다. 노바티스는 플레어렉스 호주 시장 철수 이유로 상업적 생존 가능성을 내세웠다.
앞서 노바티스는 지난 2020년 6월 인공눈물 ‘지드라’(Xiidra)를 유럽 마케팅 허가 신청을 철회했다. 철수 결정의 표면적인 이유는 유럽의약품청(EMA)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으나, 상업적인 이유가 포함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드라는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선 판매되고 있다.
GMP 인증 시점에 CMO 수주 증가 분수령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관리) 인증 시점이 베트남 CMO 수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한국 KGMP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실사만 나오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도록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며 “다만 식약처 인력 부족 심화로 실사 일정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식약처 실사 2~3개월 후면 KGMP 승인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EU GMP와 미국 FDA cGMP는 올해 착수해 내년 허가받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덧붙였다.
삼일제약 베트남 점안제 CMO는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GMP와 베트남 GMP 인증을 각각 받았다.
KGMP 인증 후엔 45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점안제 시장의 물량도 베트남 CMO에서 일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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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성장과 도입신약 상업화 임박
본업 성장이 본격화되고 도입신약 상업화도 임박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아멜리부, 레바케이, 아필리부 등이 지난해 자리를 잡았다면 올해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바이오스플라이스가 골관절염 치료제 로어시비빈트 FDA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빠르면 올 연말 로어시비빈트 식약처 허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일제약은 지난 2023년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아멜리부’를 출시했다. 아멜리부는 국내 유일 루센티스 시밀러다. 같은 해 3월엔 자체 개발 안구건조증 개량 신약 ‘레바케이’를 출시했다. 한국 산도스 철수에 따른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13종에 대한 국내 유통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아필리부 국내 독점 판매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아필리부는 아일리아 시밀러다.
금투업계는 아멜리부 200억원(점유율 50%), 레바케이 300억원(점유율 10%), 아필리부 300억원(점유율 30%) 등의 매출을 각각 전망했다.
로어시비빈트 매출 전망은 2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이는 국내 무릎 환자 관절염 환자 300만명 가운데 2-3기 환자 비중을 65% 추정하고, 로어시비빈트의 시장 점유율을 10%(20만명)로 가정했을 때 결과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금투업계 추정치는 병원 공급가 100만원에 영업마진 20% 가정에서 나온 보수적 추정치”라며 “로어시비빈트 상업화 임박 시점에 치료제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