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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BOC)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다음 주부터 주당 40억캐나다달러(3조5700억원) 규모인 채권 순매입 목표를 30억캐나다달러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테이퍼링을 단행한 것이다. BOC는 또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겠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BOC의 물가목표인 2%에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시점을 2023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수정했다. 유휴자원(Slack·완전고용과 현재 고용 수준의 차이)이 줄면서 인플레이션 목표가 기존 전망보다 빨리 달성된다며, 금리 인상 시기 역시 앞당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일각에선 BOC는 연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만간 연준도 테이퍼링에 동참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네드데이비드리서치(NDR)는 22일 배런스를 통해 “BOC의 이번 결정은 중요한데, 다른 중앙은행들에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채권 금리는 지난 몇 년간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연관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 연준 인사들의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도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애초 구체적 시기 등을 얘기하지 않았다가 몇 가지 단서들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경제클럽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 참석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어떠한 순서로 물러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2013~2014년 연준이 실시했던 테이퍼링을 교과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파월의 발언에 대해 “연준의 불가피한 출구 계획을 가늠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의 모호한 영역을 채워줬다”고 평가했다. 12일엔 제임스 블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미국인 4분의 3이 백신 접종을 하는 건 테이퍼링을 고려하는 필요조건인 코로나19 위기가 끝났다는 신호”라고 했다.
하반기 코스피, ‘진짜’ 성장 좇을 것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서거나 테이퍼링 시점을 못 박는 발언을 할 경우, 주식시장엔 한 차례 충격이 찾아오고 그 뒤부턴 추세적 상승장이 시작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이은택 KB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한국 증시가 조심해야 할 것은 연준의 입에서 긴축 의지가 발표되는 시점으로, 과거 실질 단기금리가 급등할 때와 일치한다”며 “지난 2013년 사례를 보면 당시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은 경기 회복 구간 연준이 자산 매입을 하고 여당은 오바마케어와 증세 등으로 본인들을 불편케 하면서 테이퍼링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기 반등 지표가 나오면서도 양적완화가 지속되며, 바이든 대통령이 증세 계획을 밝히는 모양새가 당시와 흡사하다”며 “정치적으로 볼 때 연준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2분기 말쯤 테이퍼링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스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보통 하락하는 예년과 다르게 연초 이후 더 상승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전 달 대비 4.6% 증가했다. 3개월 전 추정치에 비해선 11.7%, 올해 초보단 14.4%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수는 연초 3200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주가수익배율(PER)은 낮아지고 있다. 3개월 전보다 9.4% 낮은 13.4배를 기록 중이다. KB증권은 2021년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를 지난해 말 기준 138조원으로 전망했는데 앞으론 153조원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는 인터넷 플랫폼, 전기차, 반도체 등 지난해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성장주가 주도하는 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주식시장 조정이 아닌 금리와 주식시장의 동행성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부터 중요한 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 시대의 변화라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의 진입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가 진정되고 완만한 상승이 전개되면 ‘진짜’ 성장을 좇는 것이 주식시장이고,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성장의 대표기업들이 그 대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