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걸려도 잡는다" 양자컴퓨팅, 투자 열기[마켓인]

상용화 시기 논쟁에도 글로벌 경쟁 핵심 축
국내 걸음마 단계…성장 가능성 높아
기업가치 2배 인정받은 SDT 등 투자 유치
"초기 투자 기업이 성숙기에 선두주자 돼"
  • 등록 2025-01-14 오전 5:07:25

    수정 2025-01-14 오전 6:19:13

이 기사는 2025년01월13일 17시0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까지 2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컴퓨터는 차세대 혁신 기술로 주목받으며 글로벌 기술 경쟁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되지만, 벤처투자업계는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관람객이 지난 9월 20일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서 열린 ‘2024 세계제조업대회’에 전시된 초전도 양자컴퓨터 ‘번위안우쿵(本源悟空)’을 휴대전화에 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현존하는 컴퓨터 중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도 수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몇 초안에 해결한다. 이론상으로는 슈퍼컴퓨터의 30조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연산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이나 암호 해독, 금융·교통·전력 분배 문제 등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13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양자 기술기업 SDT는 최근 2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신한벤처투자가 리드 투자사로 100억원을, 스페이스타임인베스트먼트, 무림, DS자산운용, IBK투자증권 등이 나머지 100억원을 투자했다. SDT는 양자컴퓨터 제조 기업으로, 양자컴퓨터 제조의 핵심 기술인 양자얽힘, 양자중첩 등의 현상을 제어하는 장비를 만든다. 회사는 연내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다른 주목할 사례는 노르마다. 양자 보안 및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인 노르마는 지난해 8월 싱가포르 국부펀드 버텍스홀딩스의 자회사 버텍스벤처스로부터 1,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노르마가 지난 2021년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500억 원 대비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노르마의 성공은 국내 양자컴퓨팅 스타트업이 해외 자본을 유치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양자컴퓨팅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는 시도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딥테크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양자컴퓨팅 산업 혁신을 이끌 10개 딥테크 스타트업을 선발하며 본격적인 성장 지원에 나섰다. 이는 국내 양자컴퓨팅 생태계 조성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벤처투자업계는 양자컴퓨팅이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지라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한다. 한 벤처투자 관계자는 “양자컴퓨팅 기술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투자한 기업이 기술 성숙기에 시장의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핵심 기술이 아니더라도 응용 가능한 활용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은 2023년 약 25조9,024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29.2% 성장해 2030년에는 155조5,112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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