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 오전 8시 54분까지만 해도 해당 여객기는 관제탑으로부터 정상적으로 착륙 허가(01방향)를 받았고 3분 뒤 57분에 ‘조류 출동 주의’가 조종사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59분에 조종사는 관제탑에 ‘메이데이(Mayday·긴급 구조 요청)’를 선언한다. 엔진 한쪽에서 새 깃털이 발견된 것으로 봐 조류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될 뿐 아니다. 조류 충돌로 엔진 두 쪽 모두 고장 난 것인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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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는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데 그나마 명확한 것은 콘크리트 둔덕으로 인해 피해의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콘크리트 둔덕을 왜 설치했나, 항공 안전에 책임이 있는 국토부가 규정에 맞는 일을 한 것인가’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콘크리트 둔덕은 사고의 시작이 아니다.
더구나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의 권한을 대행하는 체제에서 국토부 장관의 사퇴는 업무 공백으로 이어진다. 셀프조사 논란이 있는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사고위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조사하고 있는데 위원장이 국토부 항공교통본부 본부장 출신이고, 항공정책실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해 국토부 전·현직 인사들이 사고위에 있어 객관적인 조사가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사고위원장은 사퇴했고 항공정책실장도 사고위 업무에서 배제됐다. 사고위원장은 국토부 장관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1년 뒤 누군가 물었을 때 새 국토부 장관이나 사고위원장은 제주항공 참사를 ‘전임 자때 발생한 일로 얼버무리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사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 공백까지 발생시키며 빠르게 책임자를 찾고 그들에게 사표를 받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 사퇴를 빠르게 수습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또 다른 면죄부를 주는 일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