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은 대구 동구에 있는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경북 군위·의성으로,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광주 광산구에 있는 군 공항을 전남 무안으로 각각 확대 이전하는 것이다. 공항 인근 지역 소음 민원 해결과 지역개발 촉진 등이 명분이다. 둘 다 지역 숙원사업이지만 각각 최소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경제성 전망이 미흡한 탓에 그동안 발이 묶여왔다. 게다가 대구·경북 신공항은 2035년 개항 예정으로 추진 중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경합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산·경남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경북 지역 출신 여당 의원들과 광주·전남 지역 출신 야당 의원들이 두 개의 특별법 처리에 한마음이 된 것이다.
중요한 경제사회적 인프라이자 군사전략 시설인 공항 건설이 이런 식의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곤란하다. 지역별 항공운수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객관적 분석 또한 전제돼야 한다.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8월 제출한 법안을 아직껏 뭉개고 있는 여야의 공항 야합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 의원들은 자문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