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음료나 빙과 업체는 늦더위 반짝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 여름 장마가 길어지면서 빙과나 음료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다가 이달 하순부터 시작된 늦더위 덕에 매출이 급증한 것.
이달 18일부터 29일까지 훼미리마트의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88% 가량 늘었고, 음료 제품의 매출도 60% 이상 증가했다. 통상 여름이 끝나는 8월말은 음료나 빙과 매출이 감소하는 시기다.
빙과업체 관계자는 "늦더위가 오면서 재고 걱정을 덜게 됐다"며 "추석 전까지는 빙과와 음료 제품이 선전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무더위가 추석선물 배송이 절정인 9월 초순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 선물세트 중 65~70% 이상을 차지하는 고기나 해산물, 과일 같은 식품이 더위에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들은 이런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특수포장을 사용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늦더위 때문에 과천 관가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냉방수요가 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린 지식경제부는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7~8월 잦은 비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한시름 놓고 있었는데, 늦더위에 여름철 전력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최대 전력수요가 7219만kW를 찍으며 연일 여름철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경부는 늦더위가 다음 달 초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전력 수급 비상대책본부를 다음 달 9일까지 연장 가동하기로 했다.
반면 같은 정부부처 가운데서도 농림수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늦더위가 반가운 입장이다. 한 여름 잦은 비에 농산물 작황이 나빠질까 마음을 졸였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늘어나면 벼나 과일, 배추 등의 농산물 작황에 큰 도움이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여름에 비가 자주 내려 농산물 작황과 수급 걱정을 많이했다"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농산물 작황이 나쁘지 않아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