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대비태세 '비상'…北, 8년 전 탄핵 때도 청와대 폭파 훈련[김관용의 軍界一學]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 군통수권 상실
비상계엄 연루 혐의 軍 장성들 줄줄이 직무정지
박근혜 탄핵안 통과 당시 北 청와대 타격 훈련
우리측 주요 인사에 '사살' '생포' 등 위협하기도
軍, 한치 흔들림 없이 국가방위 임무완수 '절실'
  • 등록 2024-12-15 오전 8:00:00

    수정 2024-12-15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즉시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를 전달받았는데, 이에 따라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직무를 대행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국방부 장관에 이어 군수통권자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미 사퇴 후 구속 수감 상태입니다. 게다가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당시 병력을 출동시킨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육군 중장 3명도 직무 정지 이후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방첩사와 정보사령부 간부들도 차례로 직무 정지됐습니다. 이외에 병력을 출동시킨 것으로 확인된 특전사 및 수방사 예하 부대장들도 출국금지 조치돼 정상적 직무 수행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나같이 대북 대비태세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인데 계엄 가담 혐의 등으로 어수선 합니다. 국방부는 김선호 국방부 차관을 장관 직무대리로 하는 등 직무배제 된 이들의 대리자들을 지명해 임무를 수행토록 했습니다. 야전부대와 작전부대들이 대비태세나 작전 임무태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혹여나 북한이 현 상황을 ‘오판’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 2016년 12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의 전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한 노동신문 사진이다. 청와대를 본 떠 만든 모형물이 불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북한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청와대와 우리측 핵심인사에 대한 타격 훈련을 자행했습니다. 청와대 폭파는 물론이고 주요 인사에 대한 ‘사살’, ‘생포’ 등의 도발적 언어를 동원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것입니다.

당시 노동신문이 공개한 훈련 사진을 보면 북한 전투요원들이 무장한 채 청와대를 본뜬 시설물을 공격했습니다. 화염에 휩싸인 청와대를 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뻐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훈련 현장에는 북한군 제11군단장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1군단은 1969년 창설된 특수 8군단을 모체로 하는 부대로 특수 8군단은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을 일으킨 124부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파병한 부대도 폭풍군단이라 불리는 이 11군단입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고 “북한이 어떠한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며 “한 치의 안보 공백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도 주요지휘관과 국방부 및 합참 주요 직위자들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열고 “지금의 국내외 안보상황을 무겁게 인식하면서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국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굳건한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군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각 부대가 조기에 안정화되도록 지휘관을 중심으로 노력해 달라”고 지시했다.

우려하듯이 북한이 어수선한 국내 상황을 호기로 삼아 국론을 분열시킬 목적으로 기습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군의 명예가 실추되고 사기가 저하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이상 의기소침 해 할 상황이 아닙니다. 국가 안보의 최후의 보루인 우리 군은 조속히 평정심을 되찾고 흔들림 없이 국가방위 임무에 전념하길 기대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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