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크림발, 신냉전시대의 교훈

  • 등록 2014-03-21 오전 7:00:00

    수정 2014-03-21 오전 7:00:00

크림반도가 국제질서를 뒤흔드는 새로운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했다.이에 따라 서방과 러시아간의 ‘신냉전’ (New Cold War)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은 러시아 기업에 대한 제재와 무역거래 중단이나 무역협상 백지화, 투자 금지, 금융 제재 등의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 것을 검토하고 있다.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서방선진 7개국(G7)정상들과 만나 구체적인 제재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반면 러시아도 서방의 제재에 맞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카드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곡물이다. 유럽 국가들이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25%가 러시아산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파이프라인의 스위치를 잠그면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고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다. 또 대표적인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중단하면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뛸 것이 분명하다.

신냉전시대에선 과거 냉전시대처럼 이념과 체제의 대결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각국이 어느 한쪽에 줄서기를 강요당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러시아가 세 결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들은 어느 편에 서는 것이 국익에 이로울 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은 이란 핵 문제와 시리아 내전사태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신냉전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우리나라가 동참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해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대로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동북아가 러시아-중국-북한 대 미국-일본-한국의 대결 구도로 바뀔 경우 북한 핵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정부는 크림 사태에 따른 신냉전 시대 도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