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주주권 행사를 통해 회사와 이사회에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전략이 불충분한 경영진·이사회는 해임에 투표하고, 투자에서 제외하는 것도 염두에 둡니다.”
지배주주 이익 편취 해소 등 기업 지배구조 이슈로 들끓는 한국과 달리 글로벌에선 기후 변화가 가장 뜨거운 화두다. 이르면 내년 6월 발표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의 지배구조 원칙 개정안도 기후 관련 문제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있다. 한국에선 법무부와 금융위원회가 개정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은 기후와 관련해 글로벌 스탠더드 확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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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ESG 정책 확산에 가장 주도적인 유럽의 기관투자자들은 책임투자 역할을 넘어 이러한 트렌드를 앞장 서 이끌고 있다. 이들은 주주와 기업의 이익이 장기적으로 일치되는지를 판단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선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는 5개 대륙 통용 지배구조·주주 권리 의결권 원칙에 따라 지난해 7309개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행사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머로우소달리에 따르면 총 운용자산(AUM) 29조달러(약 2866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관투자자 42곳은 지난해 조사에서 모두(100%) 포트폴리오 기업의 기후 관련 사항을 검토했다고 밝혔고, 기업에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로 ‘기후 변화’ 대응(8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이사회 구성·효율성’(64%), ‘인적 자본 관리’(64%)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