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원전 3기가 동시에 멈춰서 예비전력이 위험수준까지 내려간 바람에 온 국민이 절전하느라 무더위 속에 냉방기 사용을 자제하며 고생했다. 그 덕분에 다행히 전력대란은 피할 수 있었지만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절전 소동을 더 이상 겪지 않으려면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넘어 전기사용 관행의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전기는 주로 석유, 석탄, 가스 등을 태워서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50∼60%의 열손실이 일어나므로 단위 열량 당 전기 가격이 석유, 석탄 등보다 비싸야 맞다. 그런데 가정용 전기요금과 원유가격을 열량 기준으로 비교하면(2009년) 일본은 전기가 원유의 307.5%, 미국은 181.3%, 영국은 303.4%,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213.3%에 이르지만 한국은 59.9%에 불과하다.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에너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극복하고 조력(潮力), 풍력(風力),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석유, 석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빨리 줄여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