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초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이 확 달라졌다. 4년 전 홀로 배낭을 메고 당과 일정한 거리를 둔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300여명에 달하는 메머드급 선거캠프를 꾸리고 본인 보다는 같은 당 후보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더불어 승리’를 외치고 있다. 당내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져 차기 정치행보를 노린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14년 서울시장 재선에 나설 당시 박원순표 선거운동의 대표 상징물은 운동화와 배낭이었다. ‘유세차 없는 조용한 선거, 골목길 유세’를 내세워 홀로 운동화 차림에 배낭을 메고 서울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민들과 일 대 일로 소통을 하는데 주력했다. 탈권위적이고 참신한 선거운동이라는 호평도 있었지만 정당을 기반으로 출마한 후보자가 비정치적, 반정당적인 운동을 한다는 당내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당시 박 후보는 “나는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라며, 시민들의 품으로 파고 들어가는 전략으로 결국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런 박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이 최근 3선에 도전하면서 확 달라졌다. 지난 24일 공식 선거 후보 등록일 이전인 예비후보 단계에서부터 같은 당 국회의원 30여명을 전면에 내세운 메머드급 선거캠프를 꾸리고, 지방선거 주요 전략 지역 후보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후보와 당이 완전히 결합한 형태의 캠프를 구성한다’는 전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평가다.
|
최근에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를 방문해 지역을 뛰어넘는 정책 협약을 맺는 등 ‘원팀’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친문 세력의 핵심인사로 민주당 내 차기 대권 잠룡으로까지 거론되는 인물이다.
|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주고 있는 박원순의 모습이 대권 등 차기 정치행보를 노린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후보가 지난해 대선이나 이번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당내 세력이 부재한 것을 절실히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에서도 서울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 구청장, 지방의원 등 당 후보들을 적극 지원하라는 요청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 운동에서 나타난 박 후보의 모습은 차기 대선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는 있지만, 부족한 당내 지지기반을 구축하려는 모습은 틀림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