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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한국자동차협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전기차 패러다임을 뺏긴 것을 안타까워 할 때가 아니다”며 이같이 조언한 것이다.
김 회장은 “일본과 미국도 수소차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전기차와 다르게 수소차가 미세먼지 저감 등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데 충전소 보급이나 수소 생산 측면에서 우리가 앞서질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우리 기업이 국내에서 기반을 닦아서 세계 시장에 신뢰를 보여주려면 국가적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 중국의 전기차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중국은 전기차 자체의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보조금이나 면허증 보급 정책 등으로 수요를 만들었다”며 “정부의 관심이 수요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은 수소전기차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화된 국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짧은 호흡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얼마전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이라며 “휴대폰이나 전자제품처럼 생각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빨리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발하면 미래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어렵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지금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 90%가 외국산”이라며 “체계적인 로드맵을 구성해서 자율주행차에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부품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성도 보장할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이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기차나 수소차는 아직 팔수록 손해다. 시장이 창출될 때까지는 수익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미래차는 투자, 내연기관차는 수익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 등 미래기술이 뒤처진 게 큰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잘해온 내연기관차에서 개도국에 밀리는 게 가슴 아픈 현실이다”며 “그 빈 틈을 일본차가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우리가 내연기관차 경쟁력을 지켜야 미래에 대한 여력도 생기는 것”이라며 “여기서 절대로 밀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범 정부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