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영상, 진위따져야”… 기자단 “왜곡·짜집기 없었다”

영상기자단 “정당한 취재와 보도에 대한 왜곡 멈추길”
대통령실 “尹 ‘이XX’는 야당을 지목한 것 아냐”
  • 등록 2022-09-27 오전 7:03:16

    수정 2022-09-27 오전 7:03:1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다”라며 “특정 방송사의 영상 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라고 성명을 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영상기자단은 26일 ‘대통령 영상기자단의 정당한 취재에 대한 왜곡을 멈추십시오’ 제하의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히며 해당 영상이 엠바고 해제 이전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영상기자단은 “해당 발언이 취재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밝힌다”라며 “갑작스럽게 ‘글로벌 펀드 재정 기업 회의’ 참여 일정이 잡혀 대통령의 비속어가 담긴 영상을 취재한 방송사 역시 행사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이곳에 가게 될지 모르고 있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비속어 발언은 영상 기자가 우리 대통령이 퇴장하는 모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안보실장 등과 함께 퇴장하며 해당 발언을 했기 때문에 담기게 된 것”이라며 “시끄러운 현장이라 당시 이런 발언이 있는 것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도 처음엔 모르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라면서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경위로 영상이 돌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회 기자들과 보좌관들 사이에서 해당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 공유됐다. 엠바고 해제 2시간 전 이미 해당 영상은 한국으로 송출되었고, 풀단에 속한 방송사 관계자라면 누구나 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라며 “당시 현장에서는 다른 일정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상기자단은 보도 이후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서도 유감을 전했다.

이들은 “엠바고 해제 후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순방 브리핑장에서 백 브리핑 형태로 기자 질의에 대답한 관계자는 ‘이 영상의 진위부터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라며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라고 했다.

또 “해당 영상은 풀 취재단이 찍은 영상이라고 재차 확인해 주었음에도 이후 브리핑에서 ‘짜깁기와 왜곡’이라고 발언해, 해당 영상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라면서 “정당한 취재와 보도에 대한 더 이상의 왜곡을 멈추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해당 발언이 가진 문제점과 잇단 대통령실의 해명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국민의 혼란과 실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는 없고,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라며 “이로 인해, 영상기자들을 포함한 언론인과 언론사의 취재자유, 언론자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바”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먼저 진상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순방외교와 같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서 허위 보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악영향”이라며 부연했다.

이 부대변인은 “더욱이 동맹을 희생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일”이라며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국민이라는 점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진상규명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나서 진상 조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여건도 녹록지 않다”라며 “여당에서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의 발언 속 ‘이 XX들’의 대상이 사실상 우리 국회를 칭한 것이었다는 홍보수석의 기존 해명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야당에 소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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