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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가 고점을 찍었던 11월(29일 기준)과 비교하면 하단은 1.35%포인트, 상단은 1.48%포인트로 석달 만에 1%포인트가 넘게 하락한 수치다.
은행 전체 업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2%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까지 나왔다. 부산은행의 라이브(LIVE) 정기예금 금리는 2.75%다. 이 상품의 직전달 평균금리는 5.03%에 달했지만, 한 달 만에 반토막났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는 이유는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주로 은행채 1년물 금리와 연동해 책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를 넘겼으나 최근 3%대로 내려왔다. 1년 만기 금융채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3.596%로 직전달 9일(4.040%)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0.5%포인트가 넘게 하락했다.
은행채 발행이 안정을 되찾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정하자 금융당국은 은행에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했다. 은행들은 채권과 수신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한쪽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수신금으로 자금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자금을 끌어들였다.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금융권에선 더 이상 수신금리가 상승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빅 스텝(0.5%포인트 인상)’,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아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5~4.75%로 결정하며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에 그쳤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위기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앞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시장금리가 내리고 나서 반응하기 때문에 당장 기준금리가 떨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채권 등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그에 따라 수신금리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