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도 사치품된 고물가에 매출 13% '쑥'…조용히 웃는 이 회사

[글로벌 포커스]
장난감 업계 침체 속 10년간 매출액 두배↑
어린이·성인 소비자 겨냥 제품 다변화 전략 주효
키덜트, 확실한 구매력 바탕으로 브랜드 충성도 높아
"고객 다변화에 지속적인 투자가 호실적 배경"
  • 등록 2024-10-27 오전 9:30:00

    수정 2024-10-27 오전 9:53:5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장난감 블록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견딜 수 있는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 장난감 기업 레고가 올 상반기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웨스틴 조선 호텔이 지난달 30일 조선호텔 개관 110주년을 맞아 1914년 개관 당시 조선호텔의 모습을 10만 개의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헤리티지 조선호텔로 시간여행’ 기획전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레고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4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장난감협회 집계를 보면 업계 전체 매출액은 1% 감소했다. 미국의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은 매출이 1% 줄었고, ‘스타워즈’ 등 할리우드 영화속 캐릭터를 주로 장난감으로 만드는 하스브로는 21% 급감했다. 고물가 장기화로 지난해 세계 장난감 판매량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인 2022년에 견줘 7%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는 속에서 레고만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블록의 대명사로 통하는 레고는 ‘재미있게 잘 놀다’는 뜻의 덴마크어 ‘레그 고트(leg godt)’에서 사명을 따왔다. 오너가족이 운영하는 지주회사 ‘키르크비(KIRKBI) A/S‘가 지분 75%를 소유한 비상장사로 2016년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86위, 가장 평판이 좋은 기업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장난감 시장은 지난 15년간 침체일로를 걸었지만, 레고는 지난 10년간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하며 경쟁사인 마텔과 하스브로 등을 앞질러나갔다.

레고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뚫고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린이와 성인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다변화 전략이 있다. 기차역과 헬리콥터를 만들 수 있는 어린이 세트가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해리포터와 스타워즈, 레고 테크닉 등의 인기 테마 제품들도 선보이며 어린이 소비자들을 붙들어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키덜트(키즈+어덜트)족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는 점도 레고만의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레고는 인상적인 랜드마크와 모듈식 건물, 클래식 자동차, 대중문화 인기 제품, 아름다운 홈 데코 세트 등 성인 대상 시리즈인 ’레고 아이콘‘ 등을 통해 구매력과 충성도를 갖춘 키덜트족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레고는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스타워즈의 대표적 우주선)을 850달러(약 117만원), 타이타닉 복제품을 680달러(약 94만원)에 판매했다. 이밖에 꽃과 다육식물, 유명 예술 작품, 동물 등을 조립할 수 있는 새 디자인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매출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 셔우드뉴스는 “레고가 올 상반기에 약 300개의 새로운 세트를 추가하는 등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성인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태니컬 컬렉션과 같은 제품으로 노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장난감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레고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장난감”이라며 “회사가 더 많은 고객층에 대한 투자를 한 게 결실을 맺고 있다”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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