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립도 높이는 중국..삼성과 기술격차 줄어든다

SMIC, 중국 정부 지원 힘입어 고속성장
삼성전자, 평택에 10조원대 투자 발표
EUV 전용 라인을 통한 양산 능력 키운다
  • 등록 2020-07-17 오전 12:00:00

    수정 2020-07-17 오전 12:00:00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피용익 기자] 중국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중신(中芯)국제집적회로(SMIC)가 자금력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자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업체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SMIC는 2000년 설립된 중국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다. 반도체 파운드리 제조와 후공정까지 가능하다. 글로벌 기준 시장점유율은 5%에 불과하지만 중국 본토 파운드리사로는 최대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중국·홍콩이 61.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북미 25.5%, 유럽·아시아 12.9%가 그 뒤를 잇는다. 주요 고객사는 화웨이(18.9%)와 퀄컴(12.8%)이다.

SMIC가 빠르게 성장했던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 중국의 파운드리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SMIC의 역량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집중시키는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번 SMIC 2차 상장 공모에도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CICF)가 35억위안(약 6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중국의 다른 국부펀드도 대규모 투자했다. 중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투자청(GIC),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도 함께 했다.

김영건·차유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술적 장벽 뿐만 아니라 정치적 견제에 따른 공정 장비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중국이 결국 국산화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SMIC는 파운드리 국산화 시도의 과정만으로도 충분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반도체 업계의 ‘추격’은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주시하고 있다. 현재 SMIC의 기술력은 14나노미터(㎚)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7㎚ 미만 공정 경쟁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평택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 증설을 위해 10조원대 투자를 발표한 것은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초미세공정 기술에서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한발 앞서나가는 동시에 EUV 전용 라인을 통한 양산 능력 확대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에는 3nm 공정 개발도 TSMC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또 퀄컴의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칩 ‘스냅드래곤 X60’을 업계 최초로 5nm 공정 기반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평택 라인이 추가로 가동되면 7nm 이하 초미세 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생산성을 더욱 극대화한 5nm 제품을 올 하반기에 화성에서 먼저 양산한 뒤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도 주력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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