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326030), 카카오게임즈(293490),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로 이어지는 공모주 열풍에 투자자뿐 아니라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도 들썩이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리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었을 때 상장을 해야 공모가격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유동성 장세에 공모주 시장이 뜨겁긴 하지만 한편에선 열기가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최대어인 빅히트로 들어온 청약 증거금이 58조423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58조5543억원)에 육박하긴 했으나 첫날 관망하다 청약 마감을 앞두고 막판에 몰리는 등 ‘눈치보기’ 장세가 뚜렷해졌다. 지난달 상장한 일부 회사들은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빅히트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공모주 열풍이 되살아날지, 한풀 꺾일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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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상장할래요’..장외시장 들썩, 예비심사 청구 부쩍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SK IET 등, 상장을 준비 중인 대어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하지 않았음에도 장외에서 거래되는 비상장주식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주 열풍이 비상장주식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뚫고 고작 몇 주의 공모주를 배정받는 것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더 많은 비상장주식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금 측면에선 유리하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공모주 열풍에 기업들도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들이 SK바이오팜이 상장한 7월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예비심사청구 기업이 1~4월엔 한 곳도 없었으나 7월, 8월 각각 10곳으로 늘어나더니 9월엔 14곳으로 증가했다. 통상 상장 준비에만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공모주 시장이 좋다고 해서 기업들이 바로 상장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IPO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했던 회사들이 코로나로 인해 상장 추진을 제대로 못하다가 최근 공모주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니 예비심사 청구를 빨리 냈던 영향”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시장이 좋을 때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하게 되면 기관들이 공모가격을 높게 써내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럽게 공모가격이 높아지고 기업은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선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될 경우 상장 후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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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시장, `묻지마`는 가라..옥석가리기 본격화
공모주 열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카카오게임즈 이후 공모시장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따상`에 `3연상(3거래일 연속 상한가)` 신화를 썼지만 카카오게임즈는 2연상에 그쳤다. 또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핌스(347770), 비비씨(318410), 원방테크(053080)는 주가가 각각 1만6650원, 2만800원, 4만3650원으로 공모가(1만9000원, 3만700원, 5만4300원)를 하회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연초 이후로 따지면 주가가 폭등한 수준이지만 지난달 25일 179만원 고점을 찍고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빅히트도 매수 호가가 한 때 40만원에 육박했으나 25만원을 부를 정도로 기세가 한풀 꺾였다.
IPO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이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빅히트가 어떤 흐름을 보이느냐에 향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유동성 장세이고 딱히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묻지마’식 공모주 투자보다는 옥석 가리기 장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5G 통신, 자율주행, 로봇, 공장자동화, 스마트팜, 2차 전지, 그린 뉴딜 등의 성장주가 좋을 것”이라며 “바이오는 꿈과 희망으로 가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더라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