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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권주자’ 된 박원순… 단숨에 체급 오른 김경수
민선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등극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박 당선자는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당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낮은 지지율’의 벽에 부딪혀 조기 사퇴한 이력이 있다. 이번 선거과정에선 ‘대선 불출마 선언 후 3선 도전’을 요구하는 경쟁자들의 잇단 견제구에도 박 당선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길로 통하는 만큼 박 당선자는 ‘유일무이한 3선 서울시장’으로 대권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다.
경남지사로 당선된 같은 당 김경수 당선자는 이번 선거로 단숨에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당초 김 당선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드루킹 특검’ 연루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면서도 역대선거 전승 이력의 ‘강적’인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상대로 ‘보수텃밭’에서 승리하면서 몸값을 끌어 올렸다. 특히 ‘미투’ 파문으로 사실상 정계를 떠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대체할 친노·친문재인계 대권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비해 같은 당 이재명 당선자의 경우, 성남시장에서 이번에 경기지사로 도약했지만 대선에 다시 도전하기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혜경궁김씨’ 논란, 형수 욕설 논란에 이어 여배우 스캔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상처뿐인 영광’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제대로 치명상을 입은 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다.
바른미래당 선거를 진두지휘한 유승민 공동대표도 선거패배 책임론에 싸이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유 대표가 같은 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까지 서울 노원을,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행사했던 만큼, 대표직 사퇴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유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시장 선거에서 나선 김형기 후보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기록, 참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한국당을 떠나 제3의 길을 닦고 후일을 도모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 역시 서울시장 선거 낙선으로 인한 타격이 적잖다. 특히 안 후보가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정계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세 정치인은 모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선 패배 후 정치적 휴지기를 가진 뒤 보다 단단해진 모습으로 복귀했던 과거 정치인들과 달리, 패배 후에도 쉼 없이 달려 당권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다 다시 패잔병으로 전락했다는 공통점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