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보다 근무시간, 인지도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일하고 싶은 기업’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복지’를 꼽는 MZ세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에도 복지 좋은 곳이 많습니다. ‘복지좋소’(복지 좋은 중소기업)는 매주 토요일마다 이런 기업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 유진로봇 송도 사옥 전경. (사진=유진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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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직장인이 가장 졸립다는 오후 3시. 사무실 책상 앞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커피를 주문하자 몇 분뒤 자리로 커피가 배달 온다. 배달원의 정체는 유진로봇(056080)의 자율주행 물류로봇 ‘고카트’. 유진로봇 사옥 곳곳을 오가며 임직원들의 졸음 방지를 위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국내 1세대 로봇기업인 유진로봇은 사옥 1층에 로봇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업무 중 커피나 음료가 필요할 때 앱으로 자리에서 편하게 주문이 가능하다. 바리스타가 제조한 커피는 고카트가 직원 자리로 직접 배달한다.
고카트는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층간 이동이 가능하다. 자동문도 무리없이 통과하며 동선이 복잡한 곳에서도 길을 잘 찾아 음료를 배달한다. 로봇카페 수익금은 회사와 직원이 함께 기부하는 복지 기금으로도 활용된다.
| 로봇카페 관계자가 고카트에 커피를 싣고 있다. (사진=유진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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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로봇 임직원들은 사내에서 맥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회사는 매월 두번째, 네번째 금요일에 ‘비어데이’ 행사를 열어 캔맥주, 병맥주, 무알코올 맥주 등 다양한 맥주를 제공한다. 간단한 안주거리도 함께 지원해 회사 내 로봇카페, 다목적홀, 식당, 옥상, 야외 테라스 등에서 즐길 수 있다.
비어데이는 박성주 유진로봇 대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행사다. 부서 및 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어울리고 다른 부서 직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임직원들의 참여와 호응도 높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원 대부분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임직원 간 화합을 도모하는 복지라는 평가다.
회사와 자택의 거리가 먼 직원을 위해서는 호텔 못지않은 시설의 기숙사를 제공한다. 본사가 인천 송도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들을 배려한 것이다. 기숙사는 회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출퇴근이 편리하다.
기숙사는 피트니스 센터, 카페, 라이브러리, 갤러리, 라운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 직원들에게 최대한 편안한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기숙사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유진로봇 기숙사 공용공간. (사진=유진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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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유진로봇은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복지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직원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복리후생 전담 부서를 통해 직원들과 상시 소통하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개설해 직원들의 피드백을 취합한다.
시간 단위의 휴가 제도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결과물이다. 개인의 필요에 따라 한두시간 단위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회사 내 각 사업부가 플레이어 역할을 하면서 독립적인 회사처럼 운영하는 게 유진로봇의 기업문화”라며 “회사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각 사업부별로 업무 규정을 정할 수 있고 복지도 직원들이 참여해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유진로봇은 제조업,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공장자동화 시스템과 물류로봇을 공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고중량 공정 자동화 로봇, 맞춤형 자율주행로봇(AMR)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유진로봇 비어데이 행사에서 직원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유진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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