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알리바바 다음은?”…‘글로벌 셀러 드림’에 플랫폼 고속성장

회사원 ‘부캐’·경력단절 주부 등 ‘글로벌 셀러’ 도전하는 개인 늘어
치열한 미국·중국 시장 대신 ‘차세대 마켓’으로 떠오른 동남아
쇼피·라자다·큐텐·레드마켓·마이몰 등 새로운 수출 경로 활용
  • 등록 2020-11-30 오전 5:30:00

    수정 2020-11-30 오전 5:30:00

쇼피코리아 한국 셀러 성과. (자료=쇼피코리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30대 회사원 A씨는 6개월 전부터 해외 쇼핑몰에서 글로벌 셀러로 활동하며 쏠쏠한 부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평일에는 광고회사를 다니지만 퇴근 이후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동남아시아 최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쇼피’(Shopee)에서 라면·말린 과일 등을 판매한다. 코로나19 이후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진 점에 주목해 곶감, 건사과 등 무게가 덜 나가고 변질이 잘되지 않는 상품을 위주로 배송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주문량이 많다. 한 달 50만원 내외의 용돈 벌이 수준에서 점점 매출이 늘고 있어 재미를 붙였다.

29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 알리바바 등을 필두로 한 글로벌 크로스보더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쇼피·라자다·큐텐 등 해외 쇼핑몰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큐텐, 라자다, 레드마트, 쇼피와 러시아 마이몰 등이 새롭게 떠오르는 차세대 글로벌 쇼핑몰로 손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여행길이 막힌 소비자들의 인터넷 쇼핑 이용이 늘면서 향후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쇼피 11.11 전체 성과 및 톱3 한국 제품 카테고리. (사진=쇼피코리아)
“초보 셀러 A부터 Z까지 지원”…크로스보더 플랫폼↑

국내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나 중소상공인 이외에도 A씨와 같이 회사원들부터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주부 등 해외 쇼핑몰 셀러로 활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초보 셀러’를 지원하는 플랫폼도 고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중국 시장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아직 낮은 동남아 시장 중심 쇼핑몰에 개인 셀러들이 관심이 몰리는 추세다.

동남아와 대만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가 대표적이다. 앱 애니(App Annie)의 올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쇼피는 동남아권 7개국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카테고리 다운로드 수와 월간 순 이용자(MAU)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쇼피는 최근 진행한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11.11 빅 세일’(Big Sale)에서 총 2억 개의 제품을 팔았다.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7개 전 지역에서 신기록을 달성했다.

한국 셀러들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주문량의 10배 이상 수요가 늘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성과를 냈던 지난 ‘9.9 슈퍼 쇼핑 데이’의 기록을 3배 경신한 수치다. 특히 올해 쇼피에 신규 입점한 뷰티 브랜드들의 활약이 컸다. 지난 7월 입점한 ‘3CE’(쓰리씨이)의 경우 싱가포르와 대만의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임미미, 포렌코즈 등 올여름에 입점한 브랜드의 평균 주문수도 평소 대비 평균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는 쇼피코리아의 지원 프로그램이 꼽힌다. 쇼피코리아는 한국의 판매자들이 동남아 및 대만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마켓 오픈, 판매자 교육, 담당 매니저 배정, 통합 물류 서비스, 현지 마케팅 및 번역/고객 서비스(CS) 등 전반적인 수출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한국 셀러들의 상품이 플랫폼에 최대한 노출될 수 있도록 K팝 아이돌 및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K브랜드 중심의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또한 캠페인 기간동안 플랫폼 내 메인 배너와 카테고리별 마이크로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판매 촉진 이벤트를 진행했다.

쇼피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한국 법인이 세워진 이후 개인 셀러들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동남아 시장에서 특히 인기 있는 한국식품, 화장품 등이 주요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중에서도 쇼피의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개인 셀러의 유입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0 K-시푸드 글로벌 위크 위크스’(K-SEAFOOD Global Weeks) 홍보 포스터.(사진=해양수산부)
“새로운 수출역량 육성 방법”…정부 부처·지자체도 지원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19로 해외 수출길이 막힌 지역 소상공인, 국내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정부부처와 각 지역자치단체도 크로스보더 셀러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수출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온라인 수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2일까지 미국, 일본, 중국 등 11개 국가에서 ‘2020 K-시푸드 글로벌 위크스’(K-SEAFOOD Global Weeks) 행사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온라인 유통 채널의 비중을 높였다. 중국의 타오바오·핀둬둬, 미국의 아마존·이베이, 일본 라쿠텐, 태국 라자다·쇼피 등에서 김 스낵, 어묵 어육 소세지, 참치 캔, 해조류(미역·다시마) 등 해외 인기 K푸드를 홍보했다.

중기부 역시 지난 8월 중소기업의 비대면·온라인 수출 지원을 위해 국내외 대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이 참여하는 ‘국내외 플랫폼 간 연계사업’ 협약을 맺었다.

국내 11번가·G마켓, 미국 아마존 글로벌셀링·이베이, 동남아의 쇼피·라자다·큐텐, 일본의 큐텐재팬, 대만의 라인이 이번 협약에 참여했다. 중기부와 각 플랫폼의 협약에 따라 국내 온라인몰의 인기 상품과 수출 유망 상품 등은 글로벌 온라인몰에서 개별 입점과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아도 상품 등록과 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중기부는 올해 10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성과에 따라 참여 기업과 플랫폼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의 글로벌 인터넷쇼핑몰 입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초 국내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와 함께 중소기업 100개사 이상의 해외 쇼핑몰 입점과 직접판로 개척을 추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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