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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 판문점에서 ‘MDL(군사분계선)을 넘어도 되느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MDL을 사이에 두고 각각 남측과 북측에서 하노이회담 이후 122일만에 서로를 다시 마주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한 뒤 MDL을 넘어 북측으로 넘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66년간 정전 상태를 이어온 한반도 체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남북미 판문점 회동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50%대를 넘어서며 최근 7개월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2.5%p)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주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4.8%p 오른 52.4%를 기록했다.
판문점 회동이 미중 화해의 물꼬를 튼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스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간 만남에 견줘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과 대화에서 북한의 새로운 미래를 엿본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50여년 전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이 만났을 때 그들의 나라가 새로운 길에 접어들었다는 건 알았지만 어디로 갈지는 알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차례”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는 이같은 역사적 회동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북미간 비핵화를 둘러싼 의견차를 좁히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은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대통령이 적대 관계에 있는 북한 땅을 밟았다는 상징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북미가 협상의 틀을 다시 만들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비핵화의 내용 면에서는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실무 협상 지원을 통해 이를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