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베트남人 아내 폭행…“결혼이민자 제도 전반 재검토”

베트남 이주여성인 부인 폭행 영상 공개 '충격'
유승준, 한국땅 밟나…대법 “비자발급 거부 위법”
女 스태프 성폭행 혐의 강지환 구속
  • 등록 2019-07-13 오전 8:35:00

    수정 2019-07-13 오전 8:35:26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5일 A(36)씨가 베트남 이주 여성인 B씨를 폭행하고 있는 영상.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이번 주는 한 30대 남성이 베트남 이주민인 아내를 소주병 등으로 무차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떠들썩했습니다. 아내가 견디다 못해 몰래 스마트폰으로 폭행 장면을 촬영했고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욱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다문화가정 내 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이 총 427명이나 됩니다. 국내 다문화가정 폭력 문제가 본격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예계 이슈도 떠들썩했습니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한국에 17년째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씨. 대법원이 유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이라며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하면서 유씨가 한국땅을 밟을 수 있게 될 지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강지환씨는 스태프 여성 2명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베트남 이주민 아내 폭행 △대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 위법’ 판결 △배우 강지환 성폭행 혐의입니다.

베트남人 아내 폭행…“결혼이민자 제도 전반 재검토”

한 30대 남성이 베트남 이주여성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지난 7일 전남지방경찰청이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36)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는데요, A씨는 12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영암군 집에서 베트남 이주 여성인 자신의 부인 B(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으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B씨의 지인이 지난 5일 오전 8시 7분쯤 A씨가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심하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B씨는 갈비뼈와 새끼 손가락 등 골절과 타박상으로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A씨의 폭행 피해 영상이 지난 5일 오후부터 페이스북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2분 33초 분량의 영상에 A씨는 B씨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에 여성단체들이 최근 베트남 이주 여성 폭행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강도 높은 가정·여성폭력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특단의 조치와 강도 높은 처벌로 가정폭력 및 여성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철저히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는 결혼이민자의 비자·체류·국적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법무부는 결혼이민자의 체류 연장이나 국적취득 시 한국인 배우자가 부당하게 우월적 지위를 일방적으로 행사해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승준, 한국땅 밟나…대법 “비자발급 거부 위법”

2001년 8월 7일 가수 유승준씨가 대구지방병무청에서 징병 신체검사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가 17년 만에 한국땅을 밟을 수 있을까요.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유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법원 3부는 11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리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유씨의 비자발급 거부 처분 과정에 행정절차 등을 위반한 잘못이 있어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2000년대 초반 가수로 전성기를 누리며 활동한 유씨는 미국 영주권자 신분으로, 방송에서 수 차례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했지만 2002년 1월 입대를 3개월 앞둔 시점에 공연을 위해 국외 여행 허가를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병무청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사실상 병역 의무를 회피한 유씨에게 입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습니다.

2016년 1심과 2017년 2심 모두 유씨가 패소했지만 이번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법무부 장관의 입국금지 결정은 공식 방법이 아닌 행정 내부전산망에 입력한 것에 불과하다”며 “항고 소송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상급행정기관 지시는 내부에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가슴 속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이번 판결 취지는 비자 발급 거부처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지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씨 측이 최종 승소한다고 해도 유씨는 주 LA 총영사 등 출입국 당국에 다시 비자 발급을 신청해야 합니다.

女 스태프 성폭행 혐의 강지환 구속

강지환 (사진=방인권 기자)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씨가 구속됐습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지난 11일 형법상 준강간 등 혐의로 긴급체포된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강씨는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구속됐습니다.

강씨는 지난 9일 소속사 직원 등과 회식을 한 후 외주 스태프 여직원 2명과 자신의 광주시 오포읍 자택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형법상 준강간 등)를 받고 있습니다. 여직원이 9일 오후 9시 41분쯤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휴대전화로 ‘탤런트 강지환의 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갇혀 있다’고 신고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강씨의 자택에 출동해 강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12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강씨는 취재진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피해자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이 있다고 하는데 미안하게 생각한다.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씨의 소속사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불미스러운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유감”이라며 “최근 불거진 일에 대해 당사에서도 면밀하게 상황을 파악 중이며, 이번 사안에 대한 심각성과 더불어 배우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던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한편 강씨가 출연중이던 TV조선 ‘조선생존기’ 측은 강씨의 하차를 결정하고 대체 배우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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