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고려대 고령화사회연구소 특임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세션6의 강연자로 올라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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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식 ‘노인’ 규정이 시니어 사업 망쳐
고령사회 연구의 권위자인 이동우 교수는 ‘인구절벽이 바꾼 산업 트렌드와 경제’를 주제로 고령화 사회가 산업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기업들은 어떤 경영 전략을 짜야 하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고 있는 나라로 통계청에선 2060년 우리나라 인구의 43.9%가 65세 이상일 것이라고 추측한다”면서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현재 기준의 노령인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니어들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젊고 능동적인 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30년 정도 되면 ‘늙는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바뀐다”면서 “학생, 직장인, 은퇴의 사이클이 아니라 퇴직 이후에도 시니어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분야의 직업을 갖게 되는 사회가 온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기업들이 시니어에 대한 인식을 더 이상 노인이 아닌 경험과 구매력을 갖춘 고급 소비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액티브(Active·능동적인) 시니어, 패시브(Passive·수동적인) 시니어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그는 “앞으로 20년 동안 1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매년 80~100만명씩 은퇴할 것”이라며 “△허리를 덜 숙이는 식기세척기 △낙상을 감지하는 전등 △무거운 제품을 쉽게 이동시키는 기구 등 ‘에이지 프리(Age-Free)’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비즈니스 타깃 마케팅도 고령자 광고모델을 내세우고, 기저귀나 지팡이를 파는 식으론 성공할 수 없다고 봤다.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이 시니어 타깃 마케팅 없이도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던 이유는 액티브 시니어를 구매력을 갖춘 고급 소비자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시니어들도 스마트 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요가복을 구매할 수 있는 충분히 젊고 건강한 연령대란 인식이 필요하단 뜻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서도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당신은 늙었는가’를 물었을 때 응답자의 35%만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특히 기업들이 시니어에 대한 개념을 구별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시니어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고, 지금 기업이 당장 무엇을 하고 있든지 그 방향을 크게 바꿔야 할 수 있다”며 “개념이 바뀌고 기업이 변화하면 우리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기업들이 시니어 대상의 기술 및 서비스 분야를 △재활 △PERS(Personal Emergency Response System) △약물관리 △스마트홈 △웨어러블 △추락방지 △AIP(Aging In Place) △모빌리티 등 총 8가지로 나눈 ‘에이지 테크 지형도’를 제시했다. 그는“지금은 해외 선진 사례를 찾아봐도 패시브 시니어 위주의 비즈니스가 많은데, 앞으로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기술과 서비스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