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 '원조 떠먹는 요구르트'의 변신이 곧 시장 트렌드

빙그레 '요플레' 발효유 시대 열고 '일반명사'가 되다
1983년 국내에서 서구식 요구르트 첫 출시
1988년 서울올림픽 계기로 대중화
과육 넣은 고급 요구르트 집중 어필…11년 연속 1위
  • 등록 2020-10-22 오전 5:30:00

    수정 2020-10-22 오전 5:30:00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떠먹는 요구르트를 통칭하는 일반명사가 된 ‘빙그레 요플레’.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요플레는 국내 발효유 산업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던 1983년 국내 최초의 떠먹는 요구르트로 출시됐다. 당시 국내 시장은 물과 설탕의 배합에 소량의 유산균을 포함한 액상 요구르트 일색이었다. 빙그레가 프랑스 소디마(SODIMA)사(社)와 기술 제휴를 통해 출시한 요플레로 떠먹는 발효유의 시대가 시작됐다.

너무 앞서 갔나…6년 후에야 주목받은 요플레

요플레의 출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요플레의 풍미가 액상 요구르트에 익숙한 우리 국민의 입맛에 익숙치 않은데다 가격도 액상 요구르트에 비해 비싸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이런 배경 탓에 1983년 요플레가 출시된 후 경쟁제품은 6년이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이 이후 출시됐다. 독보적으로 제품 시장을 선점할 수는 있었지만. 빙그레는 외롭게 시장을 만들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더 컸다는 후문이다.

그 사이 빙그레는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프리미엄을 선호하며 유럽풍 정통 요구르트 맛에 익숙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집중했다. 가장 큰 계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요플레가 비로소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됐다.

요플레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빙그레는 플레인 제품 중심의 유럽 제품을 기본으로 요구르트에 딸기, 복숭아, 파인애플 등과 같은 과일을 넣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에는 과일이 고가였기에 때문에 요플레는 과육(과일 원물)을 넣은 고급 요구르트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어필했고 성공으로 이어졌다”며 “이후 빙그레 요플레는 떠먹는 요구르트를 지칭하는 일반명사가 될 만큼 국내 시장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떠먹는 요구르트 대표하며 11년 연속 판매 1위

요플레는 오랜 기간 축적한 발효유 연구 개발 노하우와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했다.

하나씩 개별 발효해 흘러내리지 않는 탱글한 식감과 산뜻한 맛을 자랑하는 스테디셀러 ‘요플레 클래식’을 비롯해 저당 제품의 선호도 증가에 따라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30% 줄인 ‘요플레 라이트’, 각 계절에 맞는 신선한 과일 원료를 바탕으로 한정판매 하는 ‘요플레 시즌업’ 등은 새로운 콘셉트와 혁신 제품의 출시가 이어졌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연속 떠먹는 요구르트 1위(닐슨 통계, 전국 판매액 기준) 자리를 지켰다.

아직도 대표 제품은 요플레 ‘오리지널 딸기’다. 국내산 딸기와 71%가 넘는 풍부한 원유, 컵당 500억 유산균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요구르트 시장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요플레 오리지널은 딸기, 복숭아, 블루베리와 같은 대중적인 제품부터 패션푸르츠, 망고스틴과 같은 트렌디한 제품까지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 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빙그레 요플레가 시장을 확대하자 다른 유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뛰어 들었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전체 요구르트 시장규모는 약 8700억원,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규모는 약 4100억원에 이른다.

단백질을 넣은 ‘요플레 프로틴’(사진=빙그레)
토핑 얹고·단백질 넣고 트렌드 반영

전통적인 인기 제품뿐 아니라 최근 소비 트렌드 반영한 신제품도 나오고 있다. 2018년 출시한 ‘요플레 토핑’은 작년 130억원 매출을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요구르트에 견과류, 시리얼 등의 첨가물을 쉽게 넣어 먹을 수 있게 만든 플립 요구르트 시장은 요플레 토핑이 출시되기 전 연 300억원 규모였지만 현재 연간 600억원 규모로 크게 널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요플레 토핑이 인기를 얻으며 기존 플립 요구르트 제품의 신제품 출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이어져 시장을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요플레 토핑은 작년 한해 약 2000만개가 팔렸다. ‘요플레 토핑 다크초코’, ‘요플레 토핑 오트&시나몬’ 2종은 무엇보다 토핑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요플레 토핑은 토핑의 바삭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원재료에 특별한 가공없이 그대로 부숴서 요구르트와 분리해 포장했다. 먹기 직전에 요구르트에 섞어서 먹음으로써 요구르트로 인해 토핑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또한 단백질 식품이 각광받자 빙그레는 국내 최초로 단백질 성분 8% 이상의 고함량 요구르트 ‘요플레 프로틴’을 출시했다. 요플레 프로틴은 마시는 제품 2종(플레인, 딸기바나나)과 떠먹는 제품 2종(플레인, 블루베리)으로 출시됐다. 마시는 요플레 프로틴 플레인의 경우 1병에 함유된 단백질이 18g으로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시한 30대 여성의 단백질 1일 평균 필요량 40g의 45%를 충족한다. 떠먹는 요플레 프로틴도 1컵에 10g으로 일반 떠먹는 요구르트 대비 약 2.6배의 단백질 함유량을 보인다.

요플레 프로틴은 출시 6개월만에 누적 500만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국내 요구르트 시장에서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성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백질 식품 시장은 항원에 맞서 싸우는 항체의 구성에 도움이 되고 근육 형성으로 기초대사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요플레 프로틴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프로바이오틱스와 단백질을 한번에 섭취할 수 있는 건강 지향 제품으로 건강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빙그레가 가진 발효유 기술을 활용해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신제품 개발과 출시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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