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엑스(X·옛 트위터)는 전날 브라질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명령을 준수하겠다며, 이에 따라 가짜뉴스 유포 계정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X가 고용한 법적 대리인(로펌)의 성명을 통해 확인됐다.
앞서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4월 극우 성향의 ‘디지털 민병대’(digital militias)와 관련된 계정들을 차단하라고 X에 명령했다. 해당 계정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혐의다.
이에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괘씸죄’를 물어 지난달 31일 브라질 정부에 X 접속을 차단토록 하고,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X에 우회 접속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적발시 매일 5만헤알(약 1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토록 지시했다. 머스크의 위성 네트워크 사업인 스타링크의 브라질 계정도 동결했다.
법원의 거센 압박 및 벌금 부담, 서비스 차단에 따른 브라질 이용자의 대규모 이탈 등이 X의 이번 결정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의 X 이용자는 2000만명이 넘는다. 실제 X 차단 이후 브라질 내 소셜미디어(SNS) 사용자 상당수가 블루스카이, 스레드 등 경쟁 플랫폼으로 갈아탄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영국, 호주, 유럽연합(EU) 등 세계 곳곳에서 유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국가 주권에 맞서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FT는 지모라이스 대법관에게 맞섰다가 결국 백기투항한 머스크에 대해 “브라질 내 일부 극우 세력으로부터 우상화돼 온 인물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