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여의도 증권가는 서울 어느 곳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외식물가가 비싼 곳이다. 주가상승을 기원하는 붉은색 넥타이의 증권맨들 정장 차림새는 캐주얼하게 변했어도 고물가는 변함 없는 곳.
하지만 여의도역 인근의 한국투자증권 구내식당에선 점심가격이 5500원이다. 서울 칼국수 한 그릇 평균가격(9000원)보다 저렴한 양질의 식사다.
| 지난 4일 한국투자증권 점심식사 메뉴(사진=한국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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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사옥의 지하 1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은 입구부터 다소간 숨통을 틔워준다. 바닷바람에 커튼이 살랑이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그림들을 지나면, 스마트 IoT 에어샤워가 뿜어내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식당으로 들어서게 된다. 식당 곳곳에도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들과 살아있는 식물들을 배치해 쾌적한 쉼을 주려 한 배려가 보인다.
여의도 증권맨들의 점심은 살짝 일러서 이곳도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식당을 위탁운영하는 동원홈푸드에선 한식과 일품 메뉴로 점심을 차린다. 식당을 찾은 지난 4일엔 △한식 : 쭈꾸미샤브전골 뚝배기, 제육김치볶음, 연두부샐러드, 잡곡밥 △양식 : 챱스테이크덮밥, 수제 팽이버섯튀김, 매콤 고추지, 가쓰오장국이 나왔다. 알아서 양껏 먹을 수 있는 채소샐러드, 김치 등은 따로 마련돼 있었다.
| 한국투자증권이 수요일 점심식사로 제공한 특식 메뉴들(사진=한국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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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은 매주 수요일 점심마다 특식이 나온다. 가격은 여느 때와 같다. 지난 3일엔 철판 바베큐쌈닭과 골뱅이야채무침이 나왔다고 하니 살짝 아쉬웠다. 랍스타와 파스타, 왕갈비탕과 각종 전, 장어덮밥과 새우튀김 등 그간 특식메뉴들을 들어보니 5500원에 웬 떡인가 싶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2021년 구내식당을 리뉴얼하면서 특식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식당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했다. 동원홈푸드 측도 “보통 점심 때에 500명가량인데 특식이 제공되는 수요일엔 이용 직원이 150명 이상 늘어난다”며 “특식 단가가 높아서 한국투자증권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목요일 점심엔 반드시 해장용 메뉴를 포함한단 점도 독특한 점이다. 동원홈푸드 측은 “회사 분들이 주로 수요일에 회식을 많이 해서 목요일 해장 음식에 신경을 쓴다”며 “이용자가 몰리는 월요일엔 빠르게 회전할 수 있는 비빔밥과 탕류를 준비하는 편”이라고 했다.
식당에선 아침과 저녁식사도 할 수 있다. 오전 7~8시의 아침식사는 4300원, 오후 5~6시의 저녁식사는 5000원이다. 회사 측에서 아침, 점심, 저녁 등 매끼에 2000원가량을 지원해 이 가격을 유지한다.
아침식사가 살짝 더 비싼 건 ‘뷔페’이기 때문. 미니뷔페라 해도 가짓수가 꽤 된다. 4일 아침엔 황태해장국과 육개장, 양송이스프와 단호박죽, 모듬그릴구이, 얼갈이된장무침, 과일과 샐러드, 밥과 김치, 브레드 2종, 씨리얼과 우유, 커피와 주스 등이 준비됐다. 후라이, 스크램블, 오믈렛을 해주는 즉석 달걀코너도 아침마다 연다. 저녁식사는 주로 한식 위주의 단품메뉴로 운영한다.
가볍게 먹고 싶을 땐 분식, 샐러드코너를 이용할 수도 있다. 분식의 정답이라 할 수 있는 ‘떡볶이+튀김+꼬치어묵+순대’ 한상이 5500원. 샐러드와 과일 혹은 미니샌드, 음료 세트도 같은 가격이다. 한강라면으로 불리는 셀프라면은 3000원.
| 한국투자증권 구내식당 내부(사진=김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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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피드백은 좌석에 놓여진 QR코드를 통해 받는다. 분기마다 한번씩 진행하는 만족도 조사 외에도 바로바로 이용 직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뚝배기탕이 덜 뜨겁다”는 반응이 오면 조리실에서 즉각 더 뜨겁게 끓여내는 식이다.
번외로, 구내식당 바로 옆엔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운동하고 식사하러 가기 좋은 동선이다. 다만 식당과 피트니스센터는 한국투자증권 직원과 사옥 운영을 위해 일하는 보안·미화업체 등 직원까지만 이용 가능하고,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