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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9곳 LCC가 제주행 노선에는 모두 비행기를 띄웠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지방공항을 연결하는 국내선 확대에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해외로 비행기를 띄울 수 없게 되자 국내선의 몸값이 국제선보다 높아졌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선 운항편은 1만8712편으로 국제선(5954편)보다 3배가량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국제선(4만3164편)이 국내선(3만2039편)보다 1만여편 더 많았다.
공급에 따라 수요가 결정되는 항공업계 특성상 여객 비중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국내선 여객은 234만7965명인 반면 국제선 여객은 15만1601명으로 국내선의 15분의 1에 그쳤다.
현재 제주항공(089590)을 제외한 나머지 진에어(272450),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은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일부 LCC만 국제선에 부정기편을 띄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전 노선을 ‘셧다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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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불가피하게 국내선으로 운항을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CC업계는 유·무급 휴직에 돌입하는 등 몸집을 줄이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비행기를 마냥 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부산, 김포, 제주 노선에 이어 지난달 25일부터 울산발(發) 제주·김포 노선을 매일 왕복 2회 운항하기로 했다. 울산 노선은 코로나 여파로 지난달 1일부터 운항을 중단했으나 55일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진에어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제주∼대구 노선에 매일 왕복 4회 부정기편으로 운행하다가 15일부터 31일까지 임시 운항한다. 또 2008년 운항하다가 단항했던 김포~부산 노선도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4회 운항한다. 김포~광주 노선도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2회 운항한다. 이달 동안 수익성을 검토한 후 정기편으로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청주~제주 부정기 노선 취항에 이어 다음 달 1일부터는 김포~부산 노선을 운항한다. 5월 한 달에만 모두 248편, 5만석에 가까운 좌석을 새로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며 이달 유류할증료는 ‘0’ 원이다. 유류할증료가 0원인 것은 국제선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이며, 국내선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항공 여객의 부담은 적어지면서 여객 수요가 급감한 만큼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